성소, 나로 살아가는 기쁨으로 충만한 시공

내가 아닌 것들을 덜어내고야 비로소 받은 선물

by 아난다
실천은 곧 매일 일정한 시간을 쏟아붓는 집중력과 반복훈련을 의미한다.
실천과 관련하여 늘 범하는 중대한 시행착오는
일상의 잡다한 생활을 정리하지 않은 채,
새로운 시간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훈련을 시작하려면 그동안의 생활들을 재구성해야 한다.
루빈스타인과 마찬가지로,
밤마다 친구들과 놀고,
여인에 탐닉하고,
풍성한 음식에 빠져들면 천재에게도 기회는 없다.

따라서 평생의 직업인 필살기를 만들어내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위한 훈련이 시작되면,
시간을 잡아먹는 과거의 생활습성과 일들은 정리해야 한다.
어떤 생활들은 단호하게 버려야 한다.
어떤 생활들은 최소한도로 줄여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꿈을 강화하고 창조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조금 시작하다가 그만둬버리는 폐단을 극복할 수 있다.
먼저 불필요한 시간을 제거하고 낭비되는 시간을 줄여야
새로운 계획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구본형의 필살기> 중에서


이쯤에서는 매우 솔직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살림'이 대단한 가치를 지닌 일이고,

살림의 재미를 알았다고 칩니다.

그런데 이때 신이 나타나 묻습니다.


"그렇게 좋아하고 가치를 두는 일이라면

네 남은 시간을 '살림'만으로 꽉 채워놔도 되겠느냐?"


저라면 좀 망설일 듯합니다.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건 아니죠.

제게는 나와 가족의 의식주를 살피는 '살림'말고도,

정말로 살리고 싶은 다른 '일'도 있다구요!!"


하며 신의 바짓가랑이라도 붙들며 손사래를 칠 겁니다.


만약에 딱 '(아주 좁은 의미의)살림'만을 위해 저를 세상에 내셨다면

도대체 왜 다른 재능과 욕망을 함께 넣어 놓으셨냐고

살짝 도끼눈을 뜨고 따지고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신이 주신 재능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차별적인 전문성'의 수준으로 갈고 닦아내

그걸로 세상과 만나고 싶은 본능적인 열망은

저를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성분중 하나입니다.

그 열망이 있었기에 사는 동안 맞이한 크고 작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있을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 열망이야말로 저를 살아있게 하는 동력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살림'이 바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차별적인 전문성의 영역인 거 아니냐구요?

에이, 설마요. 겨우 기본기를 익혀가는 과정인걸요.

매일 매일 익혀가는 그 기본기만으로도

이렇게나 다른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니까요.

제 '살림'에 대한 욕심은 딱 여기까지인 듯합니다.

구체적인 살림의 팁들과 노하우를 가지고 세상과 만나게 될 가능성도, 그럴 마음도 없다는 거죠.


어떻게 그리 단언하느냐구요?

그저 좀 쾌적한 공간을 누려보겠다는 단순한 소망에서 시작한 1일 3비움 덕분 아닐까요?

하루에 딱 3개씩 눈에 보이는 일상속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작업을

365일 거듭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정말 비우고 싶어하는 것'과

'살려내고 싶은 것'에 대해.


뿐만이 아닙니다.

매일매일의 작은 실천은

'열망'에 세트로 따라오는 '저항'을 다루는 법을

익힐 수 있는 훌륭한 수련장이었습니다.

그렇게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핵심에 집중하는 기쁨이

삶의 다른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오래오래 망설이고만 있던 그 일,

바로 지금 여기 당신과 함께 나누고 있는 이 일을 현실로 불러올 용기와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가면서

저를 살린 '살림의 메커니즘'을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는

이 일이이말로

신이 주신 재능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바로 그 일이라는

감각적 체험들이 쌓여갑니다.


세상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가진 가장 빛나는 것을 찾았으니

누가 뭐래도 저는 이리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하게 되었으니까요.


이것을 알고 나자 저를 찾아주신 당신이 더욱 귀하고 소중합니다.

물론 당신을 만날 수 없는 어느 날도 찾아오겠지요?

그 날은 제 자신과 더 깊이 만날 수 있는 날이 될테니

그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 보면

정말로 이 일을 '세상에서 가장 잘할 수 있게 되는'

그날도

언젠간 와주지 않을까요?

혹여 끝내 그날이 와주지 않는다고 해도

스스로의 본질로 조금씩 더 깊어지는 과정 그 자체로 이미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그토록 열망하던 '자기살림'의 꿈은 조금씩 조금씩 현실이 됩니다.


너무나 작아 하찮게만 느껴졌던

1일 3비움 3기쁨이라는 시간과 공간은

그렇게 자신의 필살기,

자신만의 신화를 펼쳐나갈 성소가 됩니다.


파란색 일러스트 학교 입학 설명회 일정 포스터 (인스타그램 게시물) (3).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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