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다의 열아홉번째 화요편지
안녕하세요? 화요편지 독자 여러분! ^^
지난 주에는 ‘최고의 저를 만나고 싶은 욕망’이야말로 저를 살아있게 하는 동력이 된다는 역사적(?)인 알아차림의 순간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주에는 듣는 이들을 모두 당황하게 한 블록버스터급 미래 풍광을 이루기 위해 고안한 훈련장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훈련장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일상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습니다. 엄마로서, 주부로서의 역할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욕심만을 앞세운 무리한 계획이 실행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 꿈이 아무리 위대하다고 한들 저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들의 삶을 희생시키는 모양새가 되어서는 그 누구도 기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체험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제일 먼저 제가 책임감을 느끼는 역할들의 핵심가치를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해피맘CEO 직무 분석
■ 한 가정의 경영자인 ‘해피맘CEO’라는 직무의 핵심은 가족들의 행복한 삶을 돕는 조력자, 파트너
표1. 해피맘CEO 상세직무 분석표
이 표를 바탕으로 한 것이 매일 매일의 훈련장치, 엄마의 시간통장이었습니다. 여기엔 제 삶을 이루는 모든 영역을 다 담아요. 그럼 매일 시간통장을 작성하며 삶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미래풍광을 이루기 위한 전략과 계획, 그리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훈련장치를 고안하라는 스승의 과제에 대한 제 발표의 내용이었습니다. 과제를 받은 순간부터 1달 동안 직접 실행해보며 여러차례 보완한 버전이라 나름 자신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지난달 발표로 깜짝 놀란 동기들의 가슴을 진정시켜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결과는 어땠냐구요?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과 정확히 같은 반응이었다고 말한다면 흡족한 대답이 되실른지요? 여기서는 제 발표를 들으신 스승의 말씀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달의 과제는 가장 경영의 틀에 가깝다. 돈을 버는 경영이 아니라, 삶의 경영이다. 애써 마련한 경영전략이 삶에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명료해야한다.
가치관, 신념이 필요하다. 작은 것을 통해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한 남자, 한 여자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에 의해 성취되고 시도된 것들이 많이 있다. 한 젊은 수도승이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을 시작했고, 한 젊은이가 자기 제국의 영역을 지구 끝까지 넓혔고, 한 젊은 여인이 프랑스의 고토를 주장했고 한 젊은이가 신대륙을 개척했고 토마스 제퍼슨이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주장했다. 그때 그의 나이는 겨우 32살이었다. 이 사람들이 위대한 역사의 움직임을 만들어냈는데, 사실 역사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위대성을 가진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러나 우리가 역사의 작은 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 시대의 역사를 바꾸는 방식이다.’ 케네디의 연설 중 한 부분이다. 바로 이것이 신념이다. 지금부터는 신념이 매우 중요하다.
경영서를 보다보면 경영자들은 이런 신념들을 가지고 있다. 그 신념의 영역이 넓으면 위대한 경영자고 편협하면 장사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비록 편협하더라도 신념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 혼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또 단순해야 한다. 3개 정도로 줄이고 컨트롤 포인트를 잡아야 한다. 1년으로 잡으면 무엇이 될까? 고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뭉치시간 만들기, 아이들과 매일 20분 이상 대화하기, 에피소드와 대화내용 글로 남기기 등이 있을 수 있다. 나중에 습관이 되면 필요없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정확하게 설정하고 봐주면 안 된다. 액션플랜의 실천이 90프로 이상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커뮤니티를 만들 땐 너의 것이 있어야 한다. 의도와 의지만으로는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책을 쓰고 너 자신이 시도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쳐본 후 콜을 해라. 블로그가 됐든 까페가 되었든 엄마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오픈을 하면 사람들은 모인다. 거기서 네가 주도적으로 일을 하면서 그 사람들의 힘을 모아 장애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승리의 맛을 보아야 한다. 그러려면 성과가 나와야 한다. 그럼 후에는 웬만한 사람들이 너를 막지 못한다.
그후로도 9년이 흘러 저는 요즘 시간통장 시즌 14를 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휴직∙복직∙퇴직 등 제 삶의 국면이 달라짐에 따라 일상이 재편될 때마다 상황에 맞춰 포맷을 바꾸고, 종이버전∙모바일버전∙PC버전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모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즌 14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매일 시간통장을 써온 거냐구요? 에이, 설마요. 바쁘게 살 다보면 하루 이틀은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흘러가기도 하고, 가끔은 만사가 귀찮아 몇 달씩 통째로 빼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마저도 제게 주어진 일상을 꿈을 이뤄가는 근육을 단련하는 수련장이자 기쁨이 넘치는 놀이터이자 삶의 깊이를 익히는 배움터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더라구요. 세상 누구보다 저를 깊이 알고 있는 시간통장이 그 모든 과정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었던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오늘도 역시 이야기는 넘치고 넘쳐 심지어는 2페이지도 훌쩍 넘어갔네요. 이쯤되면 궁금하시죠? 대체 뭐가 그리 대단히 달라졌다고 이런 호들갑을 떨어대는지. 여전히 그냥 보통 아줌마에 불과한 저를 만든 도구들에 대해 이렇게나 상세히 알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구요.
다음 이야기는 그 궁금증을 풀어드려야겠죠? 장담합니다. 한주간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으실거예요. 그럼 이번 한주도 황홀하게 보내고 다음 주에 다시 만나기로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