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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van greene May 02. 2024

[끄적끄적 서평] 초예측, 부의 미래

1~2장

독서기간 : 2024.03.27~ 04.07입니다.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추천받아서, 검색을 하다 보니 정작 추천받은 책은 먼저 읽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본서인 '초예측, 부의미래'에 먼저 손이 갔다. 책 구성을 보니, 1장만 유발하라리가 작성하고 나머지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술한 공저였다.


1장 : 현대 자본주의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가

2장 :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세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3장 : 암호화폐는 어떻게 잠들어 있는 부를 깨우는가

4장 : 좋은 사회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5장 : 탈진실의 시대에 가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1장 현대 자본주의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가]


-인상 깊게 읽었던 여러 대목 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웠던 비유는 자본주의를 '종교'에 빗댄 것이다. '종교'라는 개념을 연상했을 때 다가오는 이미지는 신앙심, 하느님, 교회, 불교, 믿음, 신뢰, 일요일, 사찰 등이다. 종교는 교조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에, 특정 종교를 믿는다고 말하면, 교리에 대한 신념을 토대로,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과 동일한 '가치 체계'에 편입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와 같은 종교에 대한 인식을, 소위 말하는 불교나 기독교 등에 국한시키지 않고 자본주의로 확대하더라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기존의 종교가 갖던 권위 보다도 맹렬히 그리고 더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는 않나?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니 말이다.

이밖에 현대 자본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소비'이다. 한 인간을 파악할 때, MBTI 보다 성향과 가치관을 파악하는 유용한 지표가 '소비'다. 각자 소비할 수 있는 돈의 규모는 다르더라도, 무엇에 얼마나 돈을 쓰고 있는지, 소비에 대한 욕망의 정도는 어떠하며, 소비를 함으로써 얻는 효용감의 크기는 또 어떠한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많은 것을 내포한다. 


-학부시절, 미국과 중국의 패권싸움에 대한 수업도 많이 듣고, 논문이나 책도 읽을 기회가 많이 있었다. 공부를 하면서 기존 인식을 바꿔주는 관점 중 하나가, 한국인은 불가피하게도 지극히 미국 관점에서 서술된 정보들만을 습득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국제 정세에 있어서, G2라 불리우는 미중 관계 펼쳐지는 정치/경제 패권싸움을 해석하는 관점과 일련의 파급효과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미국에 편향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미국에 우호적이고 중국에는 적대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저, 미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한국인의 입장에서 나는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챕터에서도, 중국의 중앙집권화되어 있는 공산주의가.. 빅데이터, 인공지능, 알고리즘 같은 것들이 기존에 '악'으로만 여겨졌던 정치 시스템 속에 포섭되었을 때,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것이 의학이나 유전학 등에 접목되면 일반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개인정보 접근성이 제한되어 있다는 단점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몇몇 주변에 있는 인간지표(대학원에서도 인공지능을 전공하고 있는 지인 등)들을 참고했을 때도, 실로 중국이 다양한 최첨단 연구에서 보이고 있는 연구 논문의 양과 질이 괄목할만한 수준을 진작 넘어, 장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공산주의'라는 정치 시스템을 단순히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대척점에 있는 제도로만 상정하고, 그것을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나 체계로 여기는 것은, 빅데이터나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중앙 집중형 시스템에 접목했을 때의 파급력을 완전히 간과해 버리는 것 같다. 


[2장 -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세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국의 여럿 빅테크 기업들을 모아서 부르는 이러저러한 약어들이 있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을 GAFA라고 일컫는지는 몰랐다. 흥미로운 것은 4개 기업들을 재미있게 비유한 문장이 있었는데, '저는 GAFA가 인간의 기본적이고 본능적인 욕구에 호소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는 구글은 신, 애플은 섹스, 페이스북은 사랑, 아마존은 소비를 향한 욕구에 호소합니다.' 구글에 물어보면 모르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마치 과거에 답을 찾지 못할 때 신을 향해 기도를 하고 답을 얻고자 했던 어리석은 중생처럼, 구글은 우리에게 답을 준다. 마치 신처럼. 애플의 경우, 전자기기로서도 유용하지만 애플이라는 고가의 제품을 소지하고 다닌다는 것 자체가 한 인간의 경제적 안정성을 어느 정도 방증해 주는 지표로 쓰이고 '매력'을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자신의 일상을 타인에게 공유함으로써 타인의 관심, 결국 사랑을 갈구하게 만든다. 아마존의 경우, 필요하든 말든, 다양한 상품과 제품, 넓은 가격 스펙트럼을 토대로 무엇이든 소비하면 우리의 삶이, 최소한 그것을 소비하기 전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세일즈 한다.


-GAFA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에 대한 미국이나 유럽의 기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은 각 산업에서, 이미 몇몇 국가의 GDP를 능가할 정도의 시장 장악력을 가지고 있으며, 무서운 속도로 산업 내에서, 나아가 새로운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자금과, 신규 자금조달을 통해, 성장성 있는 스타트업들을 M&A하고 있다. 또한, 수많은 국가에서 매출을 내는 다국적기업이지만, 세금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제조업들에 비해 불분명한 영역에서 이를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아마존과 같은 기업은 오히려 미국의 연방 정부나 주 정부로부터 세제우대나 보조금의 지원 등의 혜택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해당 장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GAFA에 대한 적대적인 시선과 이들이 창출해 내는 경제적 부가가치, 이를테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과 더 혁신적인 기술을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우선, 그들은 전통 산업에 속해있는 회사들에 비해, 같은 규모로 무언가를 추진하더라도 고용을 많이 일으킬 수 없으며, 이는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욱 혁신을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예상과 달리 고용은 파괴되고 혁신은 가로막힌다는 것이다. 그들은 오직 자기 자신과 주주들을 위해서만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회사의 임직원과 주주, 채권자의 이익과 권리만 신경 쓰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져서 다른 이해관계자들(정부 등)도 고민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의 규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시각을 갖고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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