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장
독서기간 : 2024.03.27~ 04.07
1~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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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 암호화폐는 어떻게 잠들어 있는 부를 깨우는가]
블록체인, 암호화폐, 토큰, NFT 등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념조차 들어본 적 없는 단어들이 이제는 상당히 보편화되었다. 특히 암호화폐 중에서, 시가총액이 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소위 말하는 '코인'투자를 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개념이 되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는 등 비트코인의 가격이 한화 1억 원을 오가며 더욱더 많은 사람들의 주요 관심대상에 추가되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사실 몇 번 읽어봐도 대략적으로 이해는 가지만 막상 코인 백서를 들어가 읽어보면 이해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지능 문제가 분명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존의 시스템 특히 중앙 집권화된 금융 시스템의 비효율성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세상 속에서는 패러다임 자체가 완전히 바뀐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기존의 체계에 순응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것을 앗아가겠지만, 시대 변화에 맞춰 사고를 바꾸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과 기회들을 가져다줄 것이다. 기존에는 '가치'가 없다고/낮다고 여겨졌던 것들에도 다양한 형태로 그 가치를 표상할 수 있고, 그것이 단순히 특정 플랫폼 위에서 거래되는 형태가 아니라 블록체인 위에서 새로운 형태의 계약에 이루어질 것이다.
인상적인 문구 중 하나는 '이 디지털 시스템에는 부패한 정부나 혼란스러운 주변 정세 같은 방해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사업 모델이나 아이디어를 토큰화해 필요한 자본을 모을 수 있어요'이다. 현재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이 생산자들로부터 가져가는 높은 수수료들은 블록체인 세상에서는 독점력이 약해질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경험해 봐서 압니다. 같은 규칙과 같은 모델 아래서 세계 금융 위기가 터졌을 때, 그로부터 우리를 지킬 사고의 다양성은 없었습니다. 각국의 대응은 비슷했어요. 정부 관료들과 경제 엘리트들은 '규제를 강화해라', '정부 지출을 늘려라', '은행을 더 거대화하라' 같은 뻔한 대책들을 내놓았지요. '아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좋겠다' 같은 혁신적인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는 갈수록 많아지지만, 근본적으로 위험이 적절히 통제되고 있느냐고 하면, 결국 적정 자본, 은행/증권사/보험사들이 만에 하나 잘못 됐을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지표들을 통해 관리하는 것 말입니다.’
결국에는 중앙 정부에서 금융회사들을 규제하는 방식이 구조적으로 본질적인 위험을 완전히 헷지 할 수 없다는 것에, 블록체인은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탈중앙화'를 통해 그들의 독점적인 권력으로부터 벗어나야 비로소 본질적인 위험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4장 : 좋은 사회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보통, 자유경제 vs 계획경제 혹은 자본주의 vs 공산주의라는 구도로 양분해서 보곤 한다. 하지만 두 체제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치/이념/프로파간다를 토대로 세부적인 갈래로 나뉘는데, 어느 하나의 체제를 지지한다고 해서 그 체제 자체의 완전성을 지지하거나, 반대 체제가 완전히 그릇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개념을 구분하면서 '시장 경제는 = 경쟁, 자본주의 = 통치'로 규정하면서, 시장 경제의 경우 전 세계에서 북한을 제외하고 모든 나라가 채택하고 있다 보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이, 맹목적인 경쟁(시장경제)으로 치닫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며, 대표적으로 2008년도, 미국 4위의 투자 은행인 리먼 브라더스가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 비로소, 자본주의가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점을 더 이상 묵과/좌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대두되었다.
-특히, 하이에크(시장 경제) vs케인즈(계획 경제)의 두 담론에서 하이에크 논지의 전제가 되는,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에서 올바른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가짜 정보'들에 의해 토대가 약화되었다. 하이에크는 수요와 공급에 있어서 개인들의 단편적인 지식이 시장에 모여 사회적 목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실현한다고 바라보며, 가격이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거래 상대방에게 정보가 전달되고 행동이 수정되면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있다는 것이었다 (전제는 시장은 올바른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며, 이에 따라 하이에크는 시장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겼음)
-어쨌든, 맹목적인 자유는 결국, 누군가가 '자유'의 탈을 쓰고 시장의 진정한 '자유'를 훼손시킬 수 있다. (참고로 4장의 저자 장 티롤은, 독과점 규제이론으로 2014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기본적으로 그는 '~시장은 훌륭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외부 효과, 불평등, 독점, 정보 비대칭 등 시장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도 많습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은 마치 '하얀 코끼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기에 신중해야 된다.
*고대 태국에서 왕이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하얀 코끼리를 선물한 데 서 유래한 경제 용어. 하얀 코끼리는 신성한 동물로 간주되므로 일을 시킬 수도 없고 왕이 선물한 선물이니 굶어 죽게 놔둘 수도 없었기에 신하는 막대한 사료비를 키울 수밖에 없음.
-작금의 플랫폼 회사들이 독점을 하고 있는 양상은, 기업의 개별 역량으로 그 공을 돌리고 적절한 정부의 규제가 없으면 결국, 전통 인프라인 수도, 가스, 도로, 철도를 독점하게 내버려 두는 것과 같은 결과를 불러일으킨다.
-경기와 IPO동향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경기가 좋지 않으면 높은 Value를 받을 수 없다. 많은 경영자들이 요즘은 IPO보다 Big tech들에게 인수되기를 원하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5장 : 탈진실의 시대에 가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정리하면 인터넷에서 뉴스를 읽거나 메일을 보내는 '노동'이 배후에 숨어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저널리즘을 위기에 빠뜨리는 원동력으로 이용되며, 우리는 이 모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충분한 정보를 얻었다며 좋아합니다. 이러한 구조가 현대 사회를 위태롭게 하고 있어요.'
'탈진실이란 지식보다도 의견이 중시되는 새로운 흐름입니다. 철학에서 지식과 의견은 간단하게 구별되는데요. (중략) 탈진실의 시대에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보는 정보 대부분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입니다. (중략)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인문학은 실체가 없는 환상에 불과하다' 같은 메시지를 계속 보내옵니다. 문제는 이것이 '앎의 가치'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구 자금은 수학, 정보과학, 자연과학, 공학 같은 분야로 집중되고 있어요. 또 사람들은 로봇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환호하지만 인문학이나 사회학의 말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아요'
'철학은 사고방식을 바꿈으로써 현실을 바꿉니다. 특히 우리는 같은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파악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현실을 인식하다간 세간에 떠도는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고 말 거예요.'
"이탈리아 철학자 마우리치오 페라리스는 '소셜 미디어는 공산주의의 궁극적인 승리다. 왜냐하면 만인이 민중의 노동에 의존하기 대문이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민중의 노동'이란 클릭 수, 조회 수, '좋아요'를 말하죠. 소셜 미디어는 노동자(프롤레타리아)에 대한 디지털 독재임 셈입니다."
-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소식들과 기사들을 보다 보면,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Follow-up 하고 Catch-up 할 수 있을지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게걸스럽게 몇 편을 읽어도 사실상 머리에 남는 것은 거진 없다. 비판적인 양질의 글이 아닌, 단순한 정보의 전달은 정말이지 부가가치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정보의 접근성이 없던 시대에야, 정보를 알고 모르고 자체로도 부가가치를 만들어냈지만 이제는 관점이 바뀌어야 되지 않나 싶다.(진작 바뀌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분야의 석학들이 현재와 미래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풀어내고 있다. 특히 5장에 인상 깊으면서도, 사고의 외연을 확장시켜 준 구절들이 많아 몇몇 문장들을 인용했다.(5장은 꼭 다시 읽을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
특히, 나의 생각을 추가로 덧붙이고 싶은 부분은, 요즘 범람하는 정보들 중에서도 진실이 아닌 의견이 대다수라는 것이며, 그러한 의견들에 의해 파생된 이미지들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나 스스로,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의 이미지들에 의해 나라는 사람을 규정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나의 한계를 내가 생각하는 선 안에 가둬두고, 나 스스로를, 어떤 이미지 속에 편입시키고 무미건조하게 바라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