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PR어워드 수상작으로 본 공공홍보 성공 법칙

by 가을

연말이 되면 광고·PR 업계는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에 들어간다. 학회와 협회에서 진행하는 각종 시상은 단순한 ‘잘 만든 캠페인’의 나열이 아니라, 그 해 업계가 무엇에 주목했고 어떤 방식의 소통을 높이 평가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최근 대한민국광고대상 예선 심사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양한 광고·PR 캠페인 기획서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짧은 문서 안에 문제 인식, 전략, 실행, 성과를 담아내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느껴졌고, 동시에 ‘수상작’으로 불리는 캠페인들에는 분명 공통된 결이 존재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글에서는 공공 분야의 주요 광고·PR 시상 사례를 살펴보면서 최근 수상작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징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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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경험 중심의 '소셜라이징(Socializing)’ 강화

올해 수상작을 보면 단순히 메시지 전달을 넘어서서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을 공유하게 만드는 구조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특히, 타깃의 라이프스타일 속에 공공 가치를 녹여내어 '심리적 허들'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복지부의 금연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된 ‘노담소셜클럽’ 경우 금연을 개인의 과업이 아닌 커뮤니티 기반의 소셜 활동으로 치환하여, '함께 즐기는' 캠페인 모델을 제시한 점이 인상 깊었고, 육군본부의 ‘2025 ROK Army 트레일러닝’ 역시 군의 강인함을 MZ세대가 선호하는 액티브한 스포츠(트레일러닝)와 결합해 군의 지형을 직접 달리는 '경험'을 제공한 점이 높이 평가 됐다.


캠페인 기획자라면 이제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 만큼이나 ‘어떤 경험을 만들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02 광복 80주년, 보훈의 가치를 잇는 감성적 스토리텔링

2025년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였다. 이러한 계기에 맞춰 국방부, 보훈부 등 주요 관련 부처와 기업, 기관들의 다양한 협업 홍보와 캠페인이 진행됐다. 그 중 보훈의 의미를 거대 담론이 아닌 개인의 감수성과 연결한 빙그레의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이 큰 주목을 받았다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그날 광복 현장의 소리를 AI 기술을 활용해 재현함으로써 보훈의 가치를 감성적으로 잘 전달했다. AI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에서서 충분히 눈여겨볼 만한 캠페인이였지만, ‘기억해야 할 가치’를 정보가 아닌 감정과 경험의 언어로 풀어내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흐름은 2026년에 예정된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내년은 북중미월드컵,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등 메가 스포츠대회가 열리는 해이다. 이 계기로 수많은 홍보 캠페인이 등장하겠지만, 기억에 남는 캠페인은 결국 스포츠라는 소재를 통해 도전과 연대의 가치를 개인의 감정과 경험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연결해내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본다.


03 행동 변화를 이끄는 일상 밀착형 매체 활용 주목

수상작들을 따라가다 보면 인상 깊은 지점들이 있었다. 바로 ‘어디에 노출할 것인가’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만날 것인가’를 더 고민한 캠페인들이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넓게 확산시키는 전략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타깃의 생활 동선과 소품을 매체화하는 방식 역시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매체 선택이 단순한 노출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 변화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한국화재보험협회의 ‘불 끄는 앞치마’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주방'이라는 특정 공간에 최적화된 홍보물을 통해 메시지와 행동 지침을 완벽하게 일치시켰다. 초록우산재단의 ‘생명을 지키는 영수증’ 경우 일상적인 소비의 결과물인 영수증과 기부를 연결해 가장 익숙한 순간에 나눔의 메시지를 제공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우리가 매체 전략을 세울 때, 기존 매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메시지가 도달해야 할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고, 그 순간 타깃이 만지는 ‘사물’을 매체로 활용하는 발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본다.


04 숏폼의 대세 그 속에서 눈을 사로잡는 고퀄 영상

긴 호흡의 영상보다 플랫폼 특성에 최적화된 짧고 강렬한 숏폼이 대세라는 건 이제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하지만 숏폼이라고 해서 단순히 길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요소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상작 중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손끝으로 배우는 태권도'와 질병관리청의 '뽀득이와 함께하는 올바른 손씻기 캠페인'은 릴스 형식을 통해 공공 메시지를 가볍고 재미있게 전달하며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숏폼 중심의 흐름 속에서도 시각적 완성도를 극대화한 고퀄리티 영상 광고의 존재감은 여전히 뚜렷했다. 한국관광공사의 ‘Echoes of Korea’는 한국의 미를 감각적인 영상 언어로 풀어내며, 대한민국광고대상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부문에서 수상했다. 기술력과 영상미를 전면에 내세우되, 그것이 목적이 아니라 감성을 증폭시키는 수단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사례다.


결국 최근 수상작들이 보여주는 영상 전략은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되지 않는다. 짧고 즉각적인 숏폼과, 깊은 인상을 남기는 고퀄리티 영상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공존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의 선택이 아니라, 메시지의 성격에 맞는 영상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 아닐까.



※ 살펴본 수상작 리스트 바로 가기

한국PR대상(한국PR협회)

2025년 대한민국광고대상(한국광고총연합회)

2025 올해의 광고PR상 (광고PR실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