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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낸다는 것의 의미

브런치와 부크크의 콜라보를 통해 책을 내다




 우리는 얼마나 책에 대해 경외심을 가져왔는가. 물리적으로 책은 글자와 종이의 조합일 뿐이지만 글자는 언어를 기록하기 위한 수단이고, 언어는 수많은 사고와 체계를 담고 있다. 이러한 사고와 체계는 세계를 생성하고 이를 기록한다. 그래서 책에는 세계가 담겨있다. 그리고 세계가 담긴 책들은 꾸준히 축척되며 역사를 만들어왔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고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



과연 책은 누가 쓰는 것일까


 이렇게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책들은 과연 누가 쓰는 것일까. 당대의 지식인이나 통치자들만이 책을 쓰는 것일까. 그리고 피통치자들은 그들이 선사한 지식들에 은혜를 입어야만 하는 것일까.


 아마 과거에는 그랬을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를 넘어 4차 산업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정보는 더 이상 소수가 가질 수 있는 권력의 전제 수단이 아니다. 정보는 이제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며 공급자와 수혜자의 구분도 사라져 간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람들은 모두 공급자이자 수혜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정보의 프로슈머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이다. 책을 내고 생각을 전파한다.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과는 콜라보레이션을 이루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다. 이것이 지금의 세상이다.




 이번에 브런치와 부크크라는 출판사의 콜라보를 통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1여 년이 넘도록 브런치를 통해 연재해온 <관전 수필>이 책의 옷을 입은 주인공이었다.


 관전 수필은 지난 1년간 놀랍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리고 많은 일이 있었다. 구독자가 9,000명을 돌파했으며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한 한 문예지에서는 등단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브런치에 처음 글을 쓸 때 책을 내고 싶은 꿈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시점 작금의 사태는 현실이 되었고 나는 책을 낸 작가가 되어 있었다.


 주변에서 수많은 축하가 들어왔다. 축하를 받기 위해 책을 낸 것은 아니지만, 책을 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나는 수많은 축하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더 많은 책을 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앞으로 더 많은 책을 낼 것이다. 꿈은 항상 현실이 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많은 분들이 본인의 책을 내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어떻게 책을 냈는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볼까 한다.


POD 출판 방식의 장단점은?


 부크크는 POD [Publish of Demand] 방식 그러니까 주문형 도서출판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즉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왔을 때 책의 제작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2~3일의 제작 기간이 걸린다. 독자가 받아보는 데에는 최대 4~5일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주문이 들어왔을 때 책을 만들기 때문에 출판사는 재고 부담이 없다. 고로 출판사와 작가 모두 비용 부담 없이 책을 펴낼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은 시스템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늘어갈 전망으로 보인다.


 대신 부크크에서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작가가 편집과 교정 교열, 디자인을 모두 해야 한다. 기존의 원고를 바탕으로 부크크에서 주어지는 양식이 있는데 이에 맞춰 내부 디자인을 해야 함은 물론, 외부 디자인까지 직접 해야 한다. 본인이 디자인이 가능하다면 직접 할 수 있으며, 디자인이 불가할 때에는 디자이너에게 외주를 주는 방법이 있다. 어쨌건 모든 부분에 있어서 작가의 손이 간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책은 더 소중해진다. 책의 한 땀 한 땀에 작가의 정성이 들어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의 표지 디자인도 직접 진행을 했다. 나는 글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일을 하고 있으므로, 전에 개인작업을 했던 사진들을 바탕으로 심플하게 디자인을 했다.

 사실 표지는 중요하다. 표지에 따라서 책의 판매율이 많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추후 책을 내야 한다면 디자이너 한 명쯤은 친해 놓는 것이 좋다.


직접 사진을 찍고 코멘트를 작성해 책 표지를 만들었다


 두 번째로 책을 내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교정 교열이다. 나는 1년간 쓴 관전 수필의 원고를 거의 다시 수정했다. 1년 전에 내가 쓴 글은 조악하기 그지없어 읽는 것조차 부끄러웠다. 그래서 몇 번의 탈고 과정을 거쳤다. 글은 잘라내고 다듬었다. 처음 관전 수필의 내용을 부크크 폼에 얹었을 때는 480page가 나왔다. 수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책은 230page가 되었다. 나중에는 하루에 4 회독을 할 정도로 글이 눈에 익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내고 읽어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나왔다. 두 번째 책을 낸다면 지금의 2배에 달하는 탈고 과정을 거칠 것임을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더더욱 철저하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만들 것이다.


 이렇게 파일을 보내고 부크크의 검수를 거치면 새로운 책은 시중에 소개된다. 현재 관전 수필은 브런치 책방을 비롯하여 네이버 책 검색, 예스 24, 알라딘, 11번가, 온라인 교보문고 등의 여러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주문형 출판 방식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책을 원하는 독립 서점이 몇 곳이 있어 구매해 주기로 했다. 어차피 자가출판의 형식은 마케팅에 있어 작가의 몫이 크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점들은 그다지 불편한 점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자가출판 방식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는 자가출판 방식을 좋아한다. 관전 수필은 수정을 해서 출판사에 보내봄 직도 했으나 그러하지 않았다. 일단 인생의 첫 책이라는 가치에 있어 여느 책처럼 묻혀버리기 싫었다. 그래서 마케팅을 직접 하고자 마음먹었다. 대신 나는 기존에 마케팅에 대해 공부를 했었고, 기업의 마케팅을 진행했던 적이 있었다. 만약 전혀 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없다라면 자가출판 방식은 좋은 방식이 아니다. 한 권도 팔리지 않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자가출판이 좋은 점은 인세가 비약적으로 높다. 일반적으로 책을 냈을때 작가에게 돌아가는 인세는 8~10%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가출판의 경우 인세는 30~40% 정도가 된다. 이는 꽤나 매력적인 수치이다. 만약 본인의 책을 자신 있게 마케팅할 수 있다면 자가출판 방식을 권한다.


 앞으로 책은 계속적으로 쓸 예정이다. 추후 지속적으로 자가출판을 할지 출판사에다가 원고를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끊임없는 작업을 할 것이다. 책은 계속되어야 하고 지식과 감성은 공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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