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무이 예술관을 방문하다
예술가들을 만나보면 폐교에 대한 환상이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만드는 전시관.
그 속에서 벌이는 작품 활동.
그것은 낭만의 시초이다.
넓은 운동장, 수많은 교실. 이 모든 것들이 전시공간이 된다.
작가에게는 조그마한 천국인 셈.
참 부러운 이런 곳이 강원도 평창에 있다고 해서 방문해 보았다.
무이 예술관.. 평창 봉평면에 있는 작은 전시관이다. 1999년에 폐교한 '무이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이다. 도착한 예술관의 외형은 학교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운동장은 잔디로 덮여 있었고 잔디 사이로 작가들의 조각품들이 서 있었다.
예술관의 중심에는 중앙 건물이 있었다. 과거 교실로 썼을법한 곳이었다. 아담했다. 하지만 소박했다. 그리고 안에는 어마어마한 예술품들이 있을 것이다. 건물 내에는 서양화가 정연서, 서예가 이천섭, 도예가 권순범 등 이곳을 만든 예술인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들어가자 자그마한 복도가 보였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묻어나는 곳이었다. 작고 아담했다. 물론 이곳에서 학교를 나왔던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넓었던 복도. 하지만 이제 이곳은 4명의 예술가들의 터전이 되었고, 수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예술관이 되어 있었다.
교실마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작가들의 이야기들을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은 작품들에 또 다른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매력이 있다.
사진으로 찍는 후부터 이 모든 것은 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들은 그림에 글씨에 평창을 담았고, 스스로를 담았다.
화폭에 박제되어 버린 그들의 작품은
그 누군가에게 또 다른 의미가 되고
삶의 전환점이 되고 있었다.
건물 2층에서는 예술관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그곳은 흐렸고, 아름다웠고, 그들만의 대화를 하고 있었다.
탁 트인 그들만의 대화가 숲 사이에 스며든다.
학교의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오래된 풍금.
손가락을 대고 오른발을 힘껏 굴려보니
삐걱대는 추억의 소리가 올라온다.
이곳은 그 누군가의 유년의 기억을 묻어두고 있었다
그렇게 개인적으로 바라본 무이예술관의 관람이 끝났다.
그곳은 어느 정도 쓸쓸했고, 한편으로는 환희에 넘쳤다.
고요했던 배경 사이로 작품의 격렬한 움직임이 퍼져 나왔고,
공기 중에 부유하는 무형의 그것들을 나는 카메라에 담았다.
삶은 얼마나 주관적인가. 그리고 사진은 얼마나 주관적인가.
누군가 이곳을 방문한다면, 그들은 나와 또 다른 모습으로 이곳을 볼 것이다.
당신의 무이 예술관은 어떤 모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