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김포점 이현애 매니저
사람은 변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죠.
'천 원짜리 교복을 파는 사랑방' <아름다운 가게 김포점>의 굉장히 독특한 감성을 가진 이현애 매니저를 만나봤다.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저는 현재 아름다운 가게 김포점의 매니저를 맡고 있어요. 그 전에도 기아대책본부 등 시민단체에서 일을 했었는데, 이번에 아름다운 가게에 일을 하게 되면서 지역 내 많은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름다운 가게의 시스템에 대해 잠시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아름다운 가게는 한마디로 매우 자율적으로 돌아가는 공간이에요. 개인이나 기업들이 물건을 기부하고 이를 아름다운 가게에서 자원활동가들이 판매를 하죠. 그 수익금은 고스란히 지역을 위해 쓰인답니다. 2014년도에도 저희는 김포에다 3,650만 원을 기부했어요. 여느 단체에서도 쉽지 않은 금액이라 생각해요. 게다가 자원활동가들이 자기 식대도 모두 모아서 같이 기부해달라고 말을 해서 더욱 의미가 깊은 것 같아요. 식대는 사실 1인당 4,000원여밖에 되지 않아서 밥 한 끼 사먹기도 부족한 금액이지만 사실 그런 게 마음인 거죠.
그럼 거의 모든 것이 '로컬'의 개념이네요.
네 모든 것이 로컬이에요 물건기부도 로컬이고, 수익금도 모두 로컬을 위해 쓰인답니다.
김포에서도 기업 중에 기부하는 곳이 많이 있나요?
김포에서는 기부하는 기업은 거의 없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소비재 생산업체보다는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새 제품이 좀 부족한데 저희는 일산과 함께 묶여있어서 일산기업에서의 기업 기부 물건을 가지고 온답니다.
아름다운 가게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저희는 수익금 기부가 전부는 아니에요. 아름다운 가게에 있다 보면 마음에 상처받은 분들이 많이 오세요. 세상에 상처받은 분들이 아름다운 가게를 찾아오면 이곳의 천사님(자원활동가)들이 안아줍니다. 특히나 김포에 이주여성들이 많잖아요 이분들은 한국에 와서 핍박받고 힘들어 할 때 6~70대의 천사님들은 이들의 엄마처럼 위로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곤 하세요. 또한 우울증, 조울증 등의 증세가 있으신 분들도 2~3개월 정도 아름다운 가게를 찾아 오시다 보면 마음의 치료가 되는걸 많이 볼 수 있어요. 이런 대화와 소통 때문에 많은 분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고, 저희는 이 공간이 그렇게 되길 바래요.
굉장히 좋은 모습이네요. 일하시는 분들 연령대는 어떤가요?
남녀노소 다양해요. 이 남녀노소를 시간대별로 연령대별로 묶어놓습니다. 그러면 연령대별로 가게 분위기가 달라져요. 어떤 날은 굉장히 시끄럽고 활기찬 매장이 되는가 하면 어느 날은 조용하고 힐링이 될 수 있는 매장 분위기가 되기도 해요. 그런 점들이 재밌는 점이죠.
또한 김포점의 특별한 점은 바로 청소년들이 자원활동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든 전국 첫 번째 아름다운 가게라는 점이에요. 아이들을 가게에서 일을 하게 하면 맨날 핸드폰만 하고 놀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봉사를 하면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고등학생 때 봉사를 하던 아이들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것은 진심이 일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얼마 전에 1000원짜리 교복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계속하시지는 않은가 봐요?
네 계속할 수 없어서 연초에 한 번밖에 할 수 없어요. 그런데 전화는 일 년 내내 온답니다. 요즘엔 학교에서도 직접 교복 물려 입기 운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이쪽으로 연락이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교복 위아래 마이까지 맞추는데 10,000원이면 되니까 매우 괜찮죠. 그에 비해서 저희 입장에서는 비상설로 진행되는 교복 판매는 시스템상 너무 힘들어요. 산더미처럼 쌓인 교복정리도 힘들고 찾는 분의 전화도 많이 오고 물건들도 꾸준히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요. 게다가 교복을 열심히 팔아도 총 수익금은 겨우 4~5만 원대에 그치거든요. 하지만 요즘 교복이 너무 비싸고 또 필요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저희는 교복 판매는 계속한답니다.
저희의 작은 바람이라면 교복상설 판매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김포에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님 들은 지속적인 혜택을 받을 수가 있으니까요.
김포에 아름다운 가게 교복상설매장이 생기면 좋겠네요. 그런데 보통 수익금은 어디다 쓰세요?
시즌별로 달라요. 희귀병, 장애인, 저소득층등 세상의 약자를 위해 적은 금액이지만 이곳저곳 사용합니다. 이번 4주년 행사시에는 외국인중도입국 자녀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센터를 여는데 기부했어요. 그러니까 외국인 여자분과 한국 남자분이 결혼했을 때 외국인 여자분이 데려오는 아이들은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시설이 마땅치 않거든요. 그래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실을 열어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죠.
김포 관내에도 도움받을 곳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시민들이 많이 참여를 해서 기부를 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기부를 하면 좋은 점이 있나요?
기부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저희가 가액을 산정해서 기부영수증을 드려요. 이는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시겠어요?
계속 사랑방의 역할을 지속해가면 좋겠어요. 세상엔 생각보다 마음에 상처가 있으신 분들이 많거든요. 또한 저희가 사우동에 있다 보니 장기동쪽이나 다른 동쪽의 이주노동자나 이런 분들은 여기까지 오시지 못하세요. 사실 그분들은 한국에 머물러 있는 동안 그렇게 비싼 물건보다는 아름다운 가게의 물건들을 더 선호하시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좀 해결되면 좋을 것 같아요.
짧은 시간 안에 참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야기 사이로 필자의 마음도 뜨겁게 차오름을 느꼈다. 누군가의 조그만 선행이 서로 간에 감응을 하여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