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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연은 인생에서 5번 만난다

사업을 하며 알게 되는 것들







 Two Strangers Who Meet Five Times라는 단편 영화가 있습니다. 5번을 만나는 두 명의 남자라는 뜻 정도 되겠네요. 영화의 시작은 낯선 남자 둘이 금전 출납기 앞에서 만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키가 작은 한 남자가 금전 출납기에서 돈을 뽑고 있습니다. 급한 볼일이 있는듯 보이는 키 큰 남자가 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남자는 그리 참을성이 많지 않습니다. 앞의 남자의 출금 시간이 길어지자 이 상황에 대해 인종차별적 발언까지 하며 욕지기를 내뱉습니다. 키 작은 남자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해하며, 실랑이를 벌이지만 상대해 봤자 소용없을 거란 생각에 자리를 피해버립니다. 





화면이 바뀌고 키 큰 남자는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보고 있습니다. 최종 면접까지 합격하고, CEO와 인사만 하면 끝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들어온 CEO는 맙소사 금전 출납기 앞에 있던 키 작은 남자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면접은 떨어집니다.


또 화면이 바뀝니다. 한순간의 태도로 구직에 실패한 키 큰 남자는 한순간에 길바닥에 나앉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지나가는 이에게 돈을 구걸하는 상황이 되죠. 그때 지나가던 한 사람에게 돈을 구걸합니다. 그는 키 작은 남자였습니다. 키 큰 남자는 그에게 이야기합니다. 구직에 실패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하지만 당신이 했던 일은 옳은 일이었다고. 이 이야기를 듣던 키 작은 남자는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몇분 후 다시 돌아와 2주 정도 생활할 수 있는 돈을 주죠. 그리고 그는 키 큰 남자의 성공을 빕니다. 서로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는 않지만 서로를 응원해 주고 헤어지게 됩니다.


다음장면은 그들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그들의 첫 만남은 어린 시절 동네 놀이터 모래사장에서 같이 놀던 때였습니다. 그때의 만남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니었겠죠.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만남의 순간이 비춰집니다. 그들 모두 나이가 들어 머리가 희끗해졌던 어느 날 키 작은 남자는 휠체어에 앉아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정원에 데려다주고 말동무를 해주며 케어해줄 수 있는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그는 바로 키 큰 그 남자였습니다. 그들은 한번 시작된 인연으로 평생 다섯 번을 마주치게 됩니다.


우리도 기억을 못 할 뿐 우리가 만나는 그 혹시 그녀는 과거에 만났을 수도 미래에 또 만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이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경험하고 있으며, 저 또한 실제 경험했던 사례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인연이란 끊임없이 돌고 돌아 서로를 암묵적으로 구속합니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쉽게 지나쳐버린 관계가 추후 안 좋은 결과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갑의 입장이었던 현재가 을의 입장이 되는 미래로 바뀌기도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관계에 대한 예측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과성 없는 우연일 수도 있고, 잘 짜인 우주의 시나리오일 수도 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일을 하기 위해선 관계를 맺습니다. 그리고 관계의 포지션은 항상 다릅니다. 갑이 될 수도 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대략적으로 동일 선상에서 일을 할 수도 있겠죠. 이 관계에서 우리는 운이 좋아 우위를 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모든 면에서 상대보다 우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단지 지금의 상황을 기본으로 한 관계일 뿐입니다.



설경구와 임시완 주연의 영화 <불한당>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라."



어떠한 사건에 당면했을 때,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옳다는 말입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상황에 따라 사람의 태도는 바뀐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상황에 따라 사람의 태도는 바뀌곤 합니다. 인간의 본성이 그러합니다.



이런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누구나 지위가 높아지는 순간 남성 호르몬이 나와 지배욕과 권력룍이 높아지며 이런 욕구는 폭력적이거나 억압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나도 모르게 갑질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 단편영화에서 보여주듯 알지 못하는 미래에 반대의 입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업은 관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스스로의 행동을 컨트롤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겸손하고 상대를 배려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지도 않은 외나무다리에서 상대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외나무다리는 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타이밍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한 번의 타이밍으로 성패가 갈리는 것이 우리 삶이기도 합니다.


사업을 하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금 봤던 모든 이들을 살면서 2번은 더 만날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관계를 맺으면 허투루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더 중요한 사실은 한 사람의 뒤에는 수백수천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관계가 소중합니다. 당연히 결과물도 끝까지 신경 써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런 모든 과정들이 누적되면 사업은 순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단발성으로 진행하는 사업은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사업은 결국 관계에서 비롯되어 관계에서 끝이 납니다.







작은 광고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을 하면서 느낀점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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