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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때려치고 사업이나 해볼까?



내 주변엔 자율퇴사나 퇴직을 잠재적으로 앞두고 있는 직장인들이 종종 있다. 가슴속에 사직서 한 장 품고 다닌다는 울분보다는 이제 때가 되어 떠나야 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봤자 요즘엔 한창 활동할 4~50대에 퇴직을 생각해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야 할 시기에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하는 기로에 서 있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회사를 그만두고 슬슬 사업이나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 짬을 내서라도 투잡의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다가, 나중에 투잡의 수입이 커지면 갈아타야겠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30대부터 광고사진스튜디오를 개인사업으로 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들은 내게 방법을 물어본다. 그들은 내가 시간이 자유롭고, 수입차를 타고 다니고 편안하게 일을 하는 것 같다고 나도 진작에 사업이나 할걸.. 혹은 이제 사업이나 해봐야겠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

그럴 때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많다면 많고 없다면 없다. 


그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가장 많은 의견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리스크(risk)를 어떻게 받아들이지에 대한 부분이다. 직장인들의 대부분은 리스크가 없거나 거의 최소화되어 있는 사업의 형태가 없는지 물어본다. 


하지만 자영업을 한다는 것은 직장인들이 마음속에 사직서를 품고 다니듯, 리스크를 품고 다니는 것과 같다. 자영업자들은 언제든지 다음 달이면 백수가 되거나 폐업을 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와 불안감을 마음 한편에 짊어지고 산다. 물론 시스템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기업의 형태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중 많은 비율이 자영업자로서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개인사업의 운영이 조금 안정되면, 그다음으로 직원을 두거나 시스템을 만들어 조금씩 확장할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결국 처음 자영업을 하기 위해선 리스크와 내 몸과 시간을 갈아 넣는 초기의 시도가 필요하다. 


물론 가족이 있는 가장의 입장에서 자영업을 시작할 때 필수적인 리스크와 유무형의 초기 비용을 감당하면서 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자영업 시장이라는 것이 투잡 정도로 해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 다다르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간혹 유튜브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쇼핑몰을 운영해서 매달 몇억씩 벌어들이는 사람들도 보긴 했다만, 그것의 진실여부는 확실치 않고 순수익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얼마만큼의 지속 가능성이 있는지는 더더욱 모르겠고 더 중요한 점은 그런 행운이 내게도 반드시 올 거라는 착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많은 시간을 자신의 사업에 투자한다. 단지 유형의 행위뿐만 아니라, 이 사업을 위해 고민하고 자료를 찾고, 마케팅 방법을 찾는 등의 무형의 행위까지 포함한다면 꽤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내 주변의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하루에 12~14시간을 이렇게 일을 한다. 과연 어떤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이렇게 노력하는 기존세력들을 투잡으로 해가면서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을까. 


물론 안 되는 것은 없다. 하지만 모든 일의 시작에는 절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 투자라는 것은 돈의 투자를 말하지 않는다. 좀 더 진중한 노력과 시간 투자가 필수적이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콘텐츠들이 있다. 

사업하기 정말 쉽다. 돈 벌기 정말 쉽다. 왜 아직까지 안 하고 있느냐라고 이야기하며 자기만 따라 하면 금세 성공할 수 있다. 금세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콘텐츠들이다. 그들은 단지 이런 콘텐츠로 돈을 버는 것뿐이다. 세상에서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결과적으로 '00이나 해볼까!'로 접근하면 거의 필패한다. 혹은 주변에 그런 이들이 있다면 그냥 놓아두는 것이 좋다. 그들은 우리가 뭣도 모르면서 잔소리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또 그렇게 시작하는 이들이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피라미드의 바닥을 깔아주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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