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만 그러하겠는가
1월 한달간 매주 사진 강의를 나가는 곳이 생겼다.
여기서 나는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법을 가르친다.
그러다가 오늘 어떤 수강생이 웃으며 농담조로 이런 말을 했다.
"선생님 사진은 안가르치고 철학만 가르쳐주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수업방식 때문에 함께 했던 많은 수업에서
수강생들은 짧은시간에임에도 불구하고 전시까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말을 듣고 글을 써야겠다 생각했다.
우리가 말을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내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생각을 전달하거나 공감을 얻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언어는 무언가 전달하기 위해 소비된다. 그럼 말과 글을 하기 전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전달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전달할 무언가는 우리의 '생각'이다. 생각이 깊고 많으면 할말이 많다. 반대로 생각이 없으면 말이 짧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언어에는 2가지가 중요하다.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이 2가지중 어떠한 것이 선행되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본다면, 나는 분명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 라고 이야기할것이다.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 모르고 하는 말은 어떨까? 예를 들어 발음이 아름다운 단어만 모아 이야기 한다면?! 쓰는 언어의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메세지는 전달하기 힘들것이다. 그것이 언어의 태생적 특징이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사진은 예술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너무 사실적이다. 카메라는 있는 그대로를 재현해주니까. 그것은 처음 기록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지금도 물론 기록 수단으로 사용된다. 거기에 예술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다중적 기능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기록수단으로 쓰던 예술수단으로 쓰던 사진은 무언가 전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사진 역시 시각적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땐 전달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럼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
대화는 상대의 피드백을 요청하는 내용을 전달한다. 밥은 먹었는지, 언제 만나서 놀러갈지, 만나서 무얼할지 등.
하지만 사진언어는 좀 더 나 중심적이다. 개념이나 생각을 전달해야한다. 이런 감정에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런 현상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런걸 생각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구조화와 체계화가 되어야 한다. 그것을 카메라로 찍으면 사진이되고, 펜으로 쓰면 글이 된다. 생각의 체계가 만들어지려면 정보의 인풋과, 그것을 내것으로 변화시키는 체득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재밌다
사진을 포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