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보고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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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계속>
어찌 되었건 이름을 지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냥냥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냥냥이도 그다지 싫지 않은 모양이었다. 냥냥이라고 부르며 쓰다듬어주자 고양이 특유의 갸릉거림으로 동의를 표한다.
그리고 다음날 눈을 뜨고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유심히 응시중인 냥냥이.gimpo.2014
어렴풋이 보이는 시야 사이로 그녀석이 가득 보였다. 혼자 자는 것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왠지 모를 이질감에 살짜기 놀라 몸을 뒤틀었다. 다리 사이가 묵직해서 움직여보니 침대에 올라와 비비적대며 자다가 내가 깬 듯 하니 얼굴쪽으로 올라와서 유심히 날 쳐다보고 있었다.
‘굿 모닝’
‘갸우뚱 갸우뚱...’
시계를 보니 아침 7시였다. 당시 평균 기상시간은 9시였는데, 이 녀석은 도대체가 잠이 없는건지 밤을 샌건지 아침부터 조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이 녀석의 특징은 부산스럽지 않게 사람을 깨우는 재주가 있다는 것이다.
조심스레 아이컨택을 해보았다. 그녀(나중에서야 암컷이라는걸 알았다)는 가만히 날 응시하더니 야옹야옹 거리더니 방 한켠으로 뛰어갔다.
‘왜?’
무슨일인지 봤더니 이런...
방 한켠에 실례를 해 놓았다.
어쩐지 집안에서 나던 쿰쿰한 냄새는 그녀석의 소행이었다.
‘야!’
‘냐옹~’
보통 고양이의 경우 방에서 마음대로 실례를 하지는 않는다. 모래등의 재질로 된 지정된 장소에서만 실례를 한다. 그리고 그 이후 냥냥이는 한번도 실례 해야 하지 않을 곳에 실례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그날은 첫날이었고, 문이 잠겨 있어서 밤새 밖으로 나갈 여유가 안 되었고 전날 우유를 진탕 먹은 덕에 참다 참다 실례를 한것이었다.
처음 겪어본 고양이 똥 냄새는 매우 강했다. 그 냄새는 왠지 이방에 입성한 신고식의 기분과 흡사했다. 사람도 동물도 자신의 영역이란걸 추구한다. 동물은 페르몬을 뿜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지만, 인간은 전쟁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다. 또는 권력으로 영역을 표시한다. 그리고 그 권력으로 타인의 혹은 망자의 아픔을 유린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는 인간적이지만 그닥 인간적이지 못한 처사이다. 그런 면에서 이녀석은 매우 평화적이고 인간적인 화친을 제시한 것임이 분명했다. 그걸 치우고 있으니 미안한 듯 등 뒤에서 치우는 걸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침대를 차지한 냥냥이.gimpo.2015
일어나서 이빨을 닦기위해 화장실을 갔는데, 계속 ‘야옹’ 거리면서 뒤를 졸졸 따라온다. 원래 야생에서 고양이는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 단지 ‘야옹’이라는 언어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 위해 내는 소리일 뿐이다. 계속 쫓아다니며 야옹거리며 다리 사이를 왔다갔다 하길래 이 녀석은 대체 어쩜 이렇게 친화력이 좋은가 싶어서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랬다. 이 녀석은 분명히 배가 고팠다. 계속 쫓아다니는 이유는 시장끼를 표현하기 위한 그녀만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어제 우유 때문에 큰 홍역을 겪었으니 우유를 주기엔 미안했다.
차를 몰고 마트를 갔다. 코너에 있는 애완동물 코너에서 새끼 고양이 사료를 샀다. 고양이 사료는 생각보다 비쌌다. 하지만 무언가 나누어 먹을수 있다라는 기쁨에 한달음에 집에 도착하여 털레털레 문을 열었다.
그때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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