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 잘 잤능교. 합천. 2016
푸른 새벽.
낯선 마을의 시장길을 나섰다. 낯선 마을은 항상 신비롭다.
카메라를 들고 걷다 이제 막 문을 여는 미용실을 발견했다.
도시 미용실은 아침 10시가 돼도 문이 닫혀 있다.
시골 미용실은 아침 8시가 되면 벌써 분주하다.
장날 아침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느긋한 분주함
미용실 한켠엔 어젯밤을 뜨겁게 달궜던 하얀 연탄재들이 있다.
연탄재 옆엔 밤새 지글지글 온돌방에서 정답게 까먹던 귤껍질들이 쌓여있다.
주인은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바닥청소를 하고 있다.
그때 평소 잘 알던 이웃사촌 한 분이 다가온다.
주인이 말을 건넨다.
"할매 .. 잘 잤능교."
안녕히 주무셨냐는 말은 정겹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삶에 관심을 가진다.
우리의 삶은 이래야 한다. 따뜻하고 정겨워야 한다. 그런 삶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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