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3

by 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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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른이 되고 싶냐는 질문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순발력도 모자란데 너무 빨리 서둘러 대답했다. 매일 생각하는 주제인데도 '왜'라는 질문에는 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요새 허세만 가득했던 건가. 조금 천천히 생각한 후 대답할 걸 조금 후회했다.


자전거를 타며 생각했다. 왜 어른이 되고 싶었는지, 그리고 왜 이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페달을 밟자마자 바로 떠올랐다. 너무나 명확한 한 가지 이유였다. 이걸 바로 얘기 못했다니. 하긴 이 단어 너무 많이 얘기해서 궁상스러울 정도다. 말하기 싫었을 수 도 있다.


그것은 지겹도록 말하고 있는 ‘사랑’ 때문이다. 사랑 좀 제대로 하고픈 부족한 사람의 욕망이랄까. 아이 같은 연애도 좋지만 성숙하지 않은 사랑엔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어른이 되어봐야 아는, 그 사랑을 알고 싶을 뿐이다. 별거 아니라면 어른스러움은 언제나 내려놓고 싶다.



톰 행크스가 나오는 옛날 영화 ‘빅’을 보면 조금 답이 나온다. 주인공 조쉬는, 예쁜 여학생과 놀이기구를 타고 싶은데 키가 작아 같이 놀 수 없어서 실망한다. 그래서 유원지 내에 졸타라는 예언 기계에 소원을 빈다. 어른이 되게 해 달라고. 다음날 13살이었던 조쉬는 30살이 되면서 영화가 시작한다.


이 영화의 마지막 엔딩에 여자 주인공이 사랑하는 남자가 사실은 13살 아이라는 사실을 알고 키스를 하려다가 이마에 뽀뽀하고 보내주는 장면이 있다. 나는 이런 불상사를 겪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상대에게 마냥 아이가 되고 싶진 않다. 키스는 이마가 아닌 입술에 받고 싶다.


그리고 조쉬처럼 키가 작아 예쁜 여학생과 놀지 못함에 실망했듯이 내 어디 모자란 부분 때문에 다가올 인연과 못 어울린다면 나 또한 졸타에게 소원을 빌고 싶을 것이다. 어른이 되게 해 달라고.


그래서 어른이 되고 싶은 것이다. 딱 그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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