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냉수먹고 정신차리기 #2
행복은 현실, 지금을 사는 거라 한다. 미래와 과거는 어차피 존재하지 않으니 느낄 수 없는 존재. 느낄 수 있는 현실에 몰입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 하였다. 그러나 난 사실 잘 모르겠다. 명상의 시간에 딴생각만 잔뜩 하고 있는 기분이랄까? 명상이 좋은 건 알겠지만 잘 안 되는 것처럼, 현실에 사는 게 맞다는 걸 알겠지만 몸으론 잘 모르겠다. 현실을 사는 게 뭐란 말이냐.
그런데 의도치 않고도 현실을 살 수 있는 것이 연애, 사랑이라 하였다. 요건 뭔지 알겠다. 바로 앞에 존재하는 상대 말고는 다른 건 안보이니 그걸 말하는 것인가? 그와 만날 수 있는 주말만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지루하게 몰입하고 주말엔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에 몰입하고. 상대만 보이고 상대와 있는 그 시간과 장소에 몰입하고.
난 화초를 인터넷에서 택배로 주로 파는 사람이다. 상품이 화초이다 보니 주말 수령이 잘못될 수 있는 금요일은 배송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목요일까지만 배송하고 그동안 밀린 것들은 월요일에 배송해야 하느라 일요일에 반드시 일을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상대를 만나러 나가느라 월요일 화요일까지 곤욕이었다. 그럼에도 일요일은 안 나갈 수 없었다. 현실 몰입이었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오던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가. 현실을 몰입하다가도 어느 순간 미래와 과거를 생각하곤 했다. 미래를 꿈꾸거나 과거를 반성하는 거야 괜찮을듯하다. 하지만 내가 한 것은 미래를 불안해하고 과거에 짜증내는 것이었다.
그것이 상대로부터
나를 몰입할 수 없게 한건 아니었을까?
현실에 몰입할 수 없게 한건 아니었을까?
상대를 불행하게 한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