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 me, 청설

영화 청설 리뷰

by 아네요
movie_image.jpg?type=m665_443_2 스포일러 있습니다






대만 첫사랑 로맨스 영화는 처음이었다. 가끔 거론되는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들의 포스터나 자료화면을 보게 되면, 말랑말랑 촉촉한 화면이 참 예뻐 보였지만, 그뿐이었다.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왠지 표지와 다르게 염장과 신파로 예민한 내 감정을 쥐어짤까 걱정되어 쉬이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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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재밌게 본 영화 중에 공통점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는 ‘기대하지 않은 영화’다. ‘청설’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기대가 없어 전혀 사전 지식 없이 영화를 보려 하였다. 그러나 혹시 이야기의 흐름을 못 쫓아갈까 싶어, 극장에 들어가기 전 네이버를 살짝 검색해 보았다. 줄거리에는 ‘손으로 말하는 ‘양양’과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티엔커’. 마음이 듣고 가슴으로 느낀 두 남녀의 떨리는 연애 스토리를 담은 대만 첫사랑 로맨스 그 시작’이라고 짧게만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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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을 보며 청각장애인에 관한 이야기란 것을 알게 되었고, 사실 조금 더 거부감이 들었다. 장애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과 상황을 영화적 장치로만 사용하고 구태의연한 옳고 그름만을 이야기하려는 영화들을 곧잘 보아왔기에, 더 기대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실망하며 극장에 들어갔고, 왠지 신파가 가득해 보이는 대만 영화 광고를 하나 보고 난 후, 영화를 보기 시작하였다. 기대가 거의 없는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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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는다고 모든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를 안 해도 재미없는 영화도 많았다. 그러나, ‘청설’은 재밌었다. 영화를 보고 나자 6월의 촉촉함이 밀려왔고, 이 영화는 구태의연하진 않았다. 홍콩과 일본의 여름이 떠오르는, 이국적이지만 싱그러운 화면과 귀를 사로잡는 거리의 소소한 소리는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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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영화라고만 생각하였는데, 오히려 청춘영화(?)라는 생각을 하였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영화의 줄기를 잡고 있지만 그와 함께 고민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재밌게 그려져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어찌 보면 예쁘고 단순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눈엔 솔직해 보였고 복잡해 보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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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반전은 꽤 괜찮았다. 누구는 이 반전이 맥락을 끊었다고도 하고, 누구는 결국 청각장애인만 가여운 게 아니냐(?)는 글도 남겼지만, 나는 이 반전으로 보여지는 여자 주인공 모습에 공감되었고 이런 마음을 포착한 감독이 괜찮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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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반전이라 마냥 재밌었다는 것이 아니다. 장애를 가진 가족들조차도 장애인과 연애를 함에 있어 두려워한다는 설정은 솔직했다. 이런 점이 뻔해 보이지 않았다. ‘윤리’를 강요하는 듯한 뻔한 결론에 불편하곤 하였는데(이 영화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에선 사람 사는 이야기처럼 다뤄주어서 기억에 남았다. 여주인공을 향한 남주인공 부모님의 과한 친절이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보여 현실에서 정말 저럴까 조금 의문은 들었지만, 그 두 캐릭터는 코믹을 담당하는 부분이었기에 그냥 맘 편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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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양양, 남주인공 티엔커, 여주인공 언니 샤오펑이 다른 출연진들에 비해 외모가 특출 나게 예뻐서 만화 같긴 했다. 이 세 주인공이 많이 꾸민 것은 아닌데, 주변 인물들이 유독 현실감 있게 분장(?)을 하여서 이 세 사람이 도드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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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영화인데도 어제 일어난 일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액정식 핸드폰과 양양의 카고 바지만 아니라면 2018년 영화라 하여도 무난했다.

많은 대화가 수화로 이루어져서 그랬을까? 배경음악 없이 대만의 오묘한 거리에서 들리는 다양한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그곳이 매우 궁금해졌다. 지금도 어느 거리에서 양양과 티엔커처럼 사랑을 나누는 이들이 있을 것 같은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아 대만에 가고 싶다. 아 연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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