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일리 어게인 리뷰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녀석들을 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힘들었던 경험 덕분에(?) 다시는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나는 갓 사물을 인식할 나이 때부터 집에 멍멍이가 쭉 있었다. 어릴 때부터 멍멍이들을 키우다 보니 마지막을 보게 되는 경험이 꽤 있다. 나이가 꽉 차서, 병이 들어서, 누가 훔쳐가서,.. 그 녀석들과 이별을 하게 되면 마음이 끔찍했다. 이는 슬픔을 넘은 상실의 공포였다.
우리 집에는 멍멍이나 고양이를 두 마리 이상 키우는데, 큰 이유는 그 녀석들이 우울해하지 말라는 것이지만(한 마리 키울 때와 두세마리 키울 때 멍멍이 고양이들이 많이 다르다), 한 녀석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 끔찍한 상실감을 조금이라도 덜 갖으려는 사람들의 궁여지책 같기도 했다. 그만큼 녀석들을 보내는 일은 쉽지 않다.
영화 ‘베일리’는 이런 상실의 고통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위로하게 만든 영화였다. 멍멍이인 주인공 베일리가 무지개다리를 몇 번이나 건너지만, ‘망각의 샘물(?)’을 마시지 않았는지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다시 개로 태어난다.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며 이런저런 견생을 겪으면서도 베일리란 이름을 잊지 않는다. 마치 베일리란 이름을 지어준 주인‘이든’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장르는 코미디인데, 멍멍이가 3번인가 4번 죽는 것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꽤나 훌쩍이게 되는 영화였다. 슬펐다. 베일리는 안타깝게 죽을 때도 장난기 가득하게 죽으며, 금방 다시 다른 개로 태어났지만, 그 몇 분의 순간마다 그동안 키웠던 멍멍이 야옹이들이 떠올라, 숨을 참고 훌쩍이며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며 유독 훌쩍이는 다른 사람들도 단순히 베일리의 잦은 환생(?)으로만 슬퍼 한 것은 아닐 것 같았다. 장르는 코미디 맞는데, 누군가에게는 마냥 웃긴 영화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진정한 타깃은 나처럼 훌쩍이는 사람들이 아닐까. 무지개다리로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위로가 될 것 같다. 나는 다리를 건넌 녀석들이 다시 나를 찾아오길 바라진 않는다. 견생은 생각지 않은 인간만을 위한 생각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만나 산책도 하고 싶고 얼굴에 부비부비도 하고 싶다. 그렇게 보고 싶은 마음을 영화는 그대로 영상으로 표현하였다. 이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다.
집 근처에서 일을 하면서 우리 집 멍멍이 영특이(13살), 영칠이(2살)를 매일 아침, 저녁으로 산책시킨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늦으면, 내가 지나다닐 때마다 동네가 떠나가라 짖어대는 통에 산책을 안 갈 수가 없다. 누가 누구를 키우는 것인지 이 녀석들 덕분에 저절로 건강해진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나이 많은 영특이가 별 탈 없이 오래오래 살길 바랐다. 그리고 이미 다리를 건넌 녀석들도 다들 멋진 삶을 살길 바랐다. 베일리처럼 나를 다시 찾아올 필욘 없으니 좋은 세상 잘 살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