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남해가 어때서!
다른곳은 완벽하니?
나는 남해에 반했다.
처음엔 낯선 여행지였다.
끝없이 펼쳐진 마음을 뻥 뚫리게 하는 시원한 바다, 바람에 스치는 나무들의 속삭임. 산과 바다가 잘 어우러진 예쁜 그림 깉은 남해, 아기자기한 보물 같은
매력 덩어리 남해.
한 번 보고 끝날 줄 알았던 풍경이 마음에 남았다. 다시 찾은 남해는 더 깊이 내게 말을 걸었다.
유명 관광지만이 아니라, 마을마다 숨겨진 소소한 매력이 나를 사로잡았다.
‘여기, 꼭 살아보고 싶다.’
그 마음이 나를 이끌었고, 나는 남해에 작은 집을 마련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 남해는 내게 위로를 건넸다.
마루에서 바라본 바다의 윤슬, 새소리와 바람소리, 마당을 느긋하게 거니는 길냥이, 텃밭에서 갓 딴 상치, 이웃 할머니의 정겨운 이야기.
남해는 내게 치유와 평온을 선물했다.
그 사랑이 나를 움직였다.
남해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 *‘남해에서 구운몽을 꿈꾸다’*를 만들었다.
그 이름처럼, 나는 남해의 매 순간을 꿈처럼 담아냈다.
남해 곳곳을 누비며 마을의 빛과 사람들의 따뜻한 순간을 기록했다.
누군가는 남해를 사랑해 이곳에 뿌리를 내렸고, 누군가는 살아가며 남해를 사랑하게 됐다.
나도 그랬다. 남해는 사랑받는 곳이자, 살아갈수록 사랑이 깊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요즘, 유튜브 속 남해는 낯설다.
‘사람 살기 힘든 곳’이라는 프레임에 갇혔다.
“텃세가 심하다.”
“버스는 하루 몇 번뿐이다.”
“분양 단지는 텅 비었다.”
자극적인 제목과 편집된 장면들이 조회수를 노리며 쏟아진다.
이런 콘텐츠들은 남해의 상처만 들추고, 지역을 위한 고민이나 희망은 담지 않는다.
그저 클릭을 유도하는 도구로 남해를 소비할 뿐이다.
이 모든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남해가, 그 따뜻한 이야기와 가능성이,
부정적인 콘텐츠로 낭비되고 왜곡되는 모습은 슬픔을 준다.
남해엔 지금도 텃밭을 가꾸고, 마을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이웃과 웃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바다의 빛, 길냥이의 여유, 이웃의 따뜻한 이야기가 있다.
그 풍경은 남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만 보이는 보물이다.
그런데도 부정적인 영상들이 쌓일수록, 사람들은 남해를 외면한다.
새로 이사 온 이들은 불안에 떨고, 이곳에 뿌리내린 이들은 그런 콘텐츠를 무기처럼 느낀다.
남해가 완벽한 곳은 아니다. 불편함도 있고,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솔직히 나누는 건 필요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만 부풀려 돈을 버는 콘텐츠는 남해의 가능성과 사람들의 삶을 너무 가볍게 다룬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그 영상은 남해의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감추는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인가, 조회수를 노린 것인가?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콘텐츠가 아니다.
깊이 보는 눈, 따뜻하게 듣는 마음이다.
화면 속 장면만이 아니라, 그 뒤의 의도를 읽어내는 ‘콘텐츠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한 편의 영상이 남해의 이미지를 바꾸고, 사람들이 이곳에 오기 전에 먼저 그들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도망치고 싶은 시골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남해는 처음으로 깊이 숨 쉴 수 있었던 안식처다.
바다의 윤슬, 바람소리, 길냥이, 텃밭, 이웃의 이야기.
이것이 내가 사랑하는 남해다.
나는 이 ‘다른 이야기’가 부정 속에서 잊히지 않고,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