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아 친하게 지내자!
출근길에 갑자기 눈이 내린다. 이 지역에서는 첫 눈임에 분명한데 아쉽다. 흰 눈이
소담스럽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눈비 형태여서 눈인지 비인지 가늠이 되지 않고 그
나마 금방 그쳐 버렸다. 날씨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침 뚝 떼고 흐린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내 햇살이 반짝반짝 빛난다. 오늘 날씨는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일관성 없는 다양한 얼굴의 오늘 날씨처럼 얼마 전까지 나의 체력이 그랬다. 논문
쓰기와 일을 함께 병행하며 무리한 결과 8월부터 몸에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면역
력이 떨어져 약도 주사도 효과가 없는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이 심하였다. 체력도 급격
히 떨어져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았다. 몸과 마음을 혹사하여 몸이 내게 너무 힘들다고
백기를 든 것이다. 한밤에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는 알레르기로 인해 고통 없이 잠을
잘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불안한 나날이었다. 병원을 가도 효과가 없고 몸은
너무 힘들고 우울함까지 함께 하니 그야말로 점점 지쳐가고 죽을 맛이었다. 결국 나는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헬스클럽을 찾게 되었다. 인바디(체성분 분석)를 체크하니 근력
은 거의 없고 요즘 세상에 영양실조에 가까운 결과로 총체적인 부실이었다. 결론은 잘
먹고 꾸준히 운동하며 근력을 키워 체력을 길러야 했다. 무엇을 하든 체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바빠서 못한다는 것은 그 만큼 절실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힘들게 고생해 보니 몸의
건강이 우선이 되었다. 트레이너로부터 일대일로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받았다. 정말
바쁜 와중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운동하였다. 트레이너는 항상 더 이상 못하겠다고 느
낄 때 조금 더 요구하였다. 신기한 것은 힘들지만 온힘을 쥐어 짜내면 가능한 수준
, 딱 그만큼 운동을 시킨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말에는 가능한 산에 가려고 노력하였
다. 사정을 모르는 지인은 내가 팔자 좋게 주말에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줄 알고 부러
워하는 이도 있었다(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괴로움을 모른다고요). 한 달을 꾀 부리
지 않고 열심히 하였더니 신기하게도 내 몸에 근육이 생기고 체력도 좋아졌다. 두 달
이 되어 가니 내게 언제 알레르기가 있었나?라고 망각할 만큼 좋아졌다. 지금은 여름
의 알레르기 고통이 아 옛날이어라~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그런데 문제는 살만하니 게으름이라는 치명적인 놈이 슬슬 나를 유혹하기 시작하는 것
이다. ‘오늘은 날씨가 추우니 하루 쉬자. 날마다 하는데 하루 쉰다고 별 차이 나겠니?’,
‘에궁 오늘은 너무 피곤한 날이니 무리하지 말자, 내일 열심히 하면 되지 뭐’ 요렇게
게으른 악마의 달콤함에 이런저런 이유로 하루 이틀 쉬다 보니 며칠이 후다닥 달아나
버렸다. 안 되겠다 싶어 게으름에게 이별을 고하고 다시 찾은 헬스클럽, 며칠만인데도
낯설다. 습관이란 건 참 무섭다. 건강, 체력은 내게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필수품이다. 체력! 방심하다가는 언제 또 나에게 경고! 를 날릴지 알 수 없다.
일시적인 체력 회복에 방심하지 말고 꾸준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운동습관과
친하게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