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동아리 선배에게 수년만에 연락이 왔다. 나의 안부를 묻는 연락이었다. 결혼 유무를 무조건 물어보겠지. 갑자기 훅 들어오겠지. 어릴때 만난 인연이 물어보는건 하나도 무례하지 않다. 사실 이제 단련돼 있어 그 누가 물어봐도 끄떡 없다. 반가운 마음에 카카오톡 창에서 ㅋㅋㅋㅋ을 남발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이름을 들었다. "OO는 잘 지내? 나는 너를 떠올리면 OO가 생각나"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그렇게 기억되는구나. 학창시절 내내 나는 남녀노소 만나는 사람만 만났고, 정해진 소수의 친구와만 교류했다. 그들의 성향도 나와 비슷했는데,(끼리끼리는 싸이언스다!) 그나마 나는 그들보다 '사회적 성격'이 따로 탑재된 사람이어서 사람들은 그들의 안부도 나를 통해 묻곤 했다.
아쉽게도 할 말이 없었다. 나도 학교를 졸업하고 OO에 대한 제대로 된 소식을 단 한 번도 전해들은적이 없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것 같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다만 어떤 인연은 시간이 흘러도 조금 슬프고 아쉬울 뿐이다. 다행히 그 마저도 더 긴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미지도, 감정도 흐릿해 진다. 이것도 노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