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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쉬에서의 마지막 아침 그리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

by 드림트리


카쉬 숙소에서의 마지막 아침이다.

이제 보드룸을 향해 떠나야한다.

산 가장 정상에 위치했던 우리 숙소, 올라가느라 정말 고생했던 이 숙소도 이제 마지막이다.

숙소에서 바라본 전망

숙소 첫날 저녁이었다.

한 마리의 고양이가 베란다 문 앞에서 안으로 들여보내달라는 듯 애타게 서 있었다. 문을 안열어줬더니, 아예 문 앞에 드러누워 열릴때까지 기다리던 고양이.

결국 다음날 아침 순간적으로 열린 문틈 사이로 들어와버렸다.

자연스레 들어와 마치 자기 집인마냥 앉아있던 순둥순둥했던 고양이.


이리저리 분주하게 나갈준비를 하던 찰나, 옆옆 숙소 베란다를 보니 새끼고양이들이 보인다.

안 가볼 수가 없었다. 어떤 생명체든 어릴때가 가장 귀엽고 사랑스럽다.

체크아웃 시간대라 옆 숙소가 비워진걸 확인한 후 건너갔다.

6-7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이 나를 에워싼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신기하게도 어미는 우리 집 문 앞에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있던 그 고양이었나보다.

그동안 이틀 내내 우리 숙소 앞에 와 있던게 자기 새끼들과 놀아달라는 신호였을까.

귀여운 고양이들 사진을 한가득 찍었다.

아침부터 내 마음에 힐링을 가득 안겨주는 고양이.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렇게 예쁜 냥냥이들을 두고 떠나려니 아쉬워진다.

점심 12시, 해가 쨍쨍하다. 이틀간의 카쉬 여정을 마치고 이제 보드룸으로 떠나야한다.

택시 명함이 있으니 전화하면 된다고 말하는 호스트, 에어비앤비는 이게 안 좋다. 오토가르(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한 버스정류소)로 가기 위해 택시를 불렀으나 2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중심가와 한참 떨어져있어 오가는 택시도 없다. 땡볕에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바로 옆 파노라마 호텔 직원이 묻는다. 도대체 무엇을 기다리기에 그렇게 한참을 서 있냐고..

택시를 불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온다고 답했다. 그리고 물었다. 혹시 택시를 잡아줄 수 있냐고.

그는 말한다.

“No Problem”

그가 어디론가 전화 한 통을 하자마자 5분만에 택시가 왔다.

감사인사를 몇 번이고 하고 택시를 타고 오토가르로 왔다.


일이 터졌다.

보드룸으로 직행하는 버스가 없다고 한다.

페티예로 가서 버스표를 다시 알아보라고 오토가르 직원들은 말한다.

몇군데를 돌아다녀도 마찬가지다.


분명 카쉬에 도착했던 첫날, 오토가르로 연락하여 보드룸으로 가는 버스시간표를 문의했을 때 10:00 , 11:30, 13:00.... 수많은 시간대의 답변을 듣고 안도하며 전화를 끊었는데..

난 도대체 누구와 통화했던 것일까. 잘못 안내한 것에 대해 항의할 수 있는 통로조차 없다.

여긴 대한민국이 아니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카쉬에서 페티예(오토가르)까지 경로를 검색해보았다.

방법이 없으니 일단 페티예로 가는 버스표를 끊고 짐을 맡긴 후 ,

마지막 점심식사를 하러 카쉬 중심가로 내려왔다.


한 피자집 추천을 받고 버섯피자를 먹었는데 맛은 그저 그랬다. 한국에서의 버섯피자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그리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 유명카페에 왔는데 유난히 더운 날씨에 에어컨조차 틀어주지 않는다.

카페에 앉아있는데 땀이 뻘뻘 나는 느낌이다. 카페가 아무리 예뻐도 이런 땡볕 날씨를 정통으로 맞고 있으려니 기분이 점점 다운되는 느낌이다. 커피맛도 좋은지 모르겠다. 예감이 좋지 않다.


13시 30분 시간에 맞춰 오토가르로 온 우리는 작은 돌무쉬를 타고 1시간 40분정도 걸려 페티예에 도착했다.

그런데 페티예에서도 보드룸 직행버스가 없다고 한다.

물라라는 곳까지 가서 보드룸으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라며, 두 세곳 이상의 버스회사에서 다 같은 답변을 한다. 지도상으로 물라까지도 거리가 꽤 있다. 머리가 하얘진다.

다시 지도를 켜서 검색해본다.

오토가르에 가면 다음 목적지로 가는 버스를 바로 탈 수 있는게 아니다.

출발시간까지 기다려야하고, 작은 돌무쉬이기에 역마다 들러 사람들을 내려주고 태워간다.


(좌) 카쉬->페티예->무글라 (우) 카쉬->페티예->무글라->보드룸

그렇다면 물라에 도착해서 보드룸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이런것조차 알아보지 않고 왔다니.. 사실 네이버에 정보가 거의 없었다.

우리는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여 여행하는 개척자였다.


그리고 뒤늦게 사람들이 이렇게 여행경로를 계획하지 않은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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