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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쉬(Kaş) 케코바투어 : 하늘 위 바다 경험

by 드림트리
A piece of heaven in Kaş

어린시절, 지중해 바다를 바라보며 휴양을 즐기는 이들을 보며 여유롭고 멋진 삶을 누리는 그들을 동경했던 기억이 있다. 마치 하늘 위 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듯한. 내게도 그런 경험이 다가왔다.


래쉬가드를 입고 케코바투어를 위해 9시반에 선착장에 도착했다.

이 지역을 들른 사람들이라면 꼭 해봐야할 인생투어라고 들었다.

숙소가 산꼭대기에 있어 선착장까지 내려가는데 20분 걸렸다.

인당 3만원에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진행되며, 점심식사도 배 안에서 제공해준다고 한다.

배는 9시반이 아닌 10시를 훌쩍 넘겨 출발했다.


드디어 배가 항해를 시작한다. 지중해를 향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광활한 바다를 뚫고 어딘가로 떠난다.

이 자체만으로 벌써부터 설레고 기분이 좋아진다.

가이드가 마이크를 들고 터키어, 영어로 무언가를 설명하는 와중 나는 하염없이 먼곳을 바라보기도 하고 눈을 감고 지중해를 느끼는데 심취해있다.


일상 속 스트레스들을 지중해 바다 저 멀리로 떠나보낸다.

데이터조차 잡히지 않는 이름 모를 섬 깊숙한 곳, 잔잔한 파도와 에메랄드 빛깔의 물빛 그리고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한 지점에 배가 멈춘다.

깨끗하고 영롱한 물빛 아래를 보니, 물고기가 짝을 지어 오가고 그 아래 돌들이 훤히 보인다. 족히 3M가 넘는듯한 깊이, 물을 제대로 접한적이 없는 난 어느정도의 수심인지 예측할 수 조차 없다.

물에 공포감이 큰 내게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배에 달린 간이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다가 바닷물에 발을 적시기도 전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를 본듯만 듯,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 어른 할것없이 물속으로 풍덩 다이빙을 한다. 간이계단도 이용하지 않고 튜브도 없는 맨몸으로 배에서 그대로 뛰어내린다. 발도 닿지 않는 그 깊은 바다속에 큰 웅덩이와 거품이 일더니 2-3초 후 두둥실 그들이 떠오른다. 너무 놀라워 한동안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몇 개 없던 수수깡튜브를 몸에 끼고 조심스럽게 바다로 들어간다.

차가운 바닷물이 곧 내 몸에 적응이 되어 어느덧 나도 그들처럼 온전히 여유를 즐기고 있다.

어딜가나 동양인은 우리 가족 밖에 없었다.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어린시절부터 수영, 다이빙에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즐긴다. 평화와 힐링이 넘쳐나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용감함에 놀랐다.

빠른 유속으로 달리는 배 나무갑판에 앉아 세찬 바람을 느끼는 아이, 그 아이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부모.

배가 멈출따마다 2층 배 위에서 다이빙 하는 수많은 아이들.

우리나라 같으면 안전상 문제로 금지될 행동들을 서슴없이 행한다.

위험하지 않을까 싶어 나도 그들을 힐끔힐끔 쳐다보게 된다.

한편으로는 물과 친한 그들이 인어공주 같기도 하고, 용감하고 독립심 있게 자라는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어릴때부터 제대로 놀 줄 아는 애들인 건 맞는말이다.

영롱한 빛깔의 잔잔하고 평화로움이 가득한 곳에 우리를 내려준다.

물장구치며 놀다가 배를 타고, 지중해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어딘가로 향한다. 그리고 또 어딘가에 내려 수영하고 다시 배를 타고를 반복한다.

특징은 파도가 거의 없는, 잔잔하고 수심이 매우 깊은, 아래가 훤히 보이는 에메랄드 빛 바다가 있는 목 좋은 자리를 코스로 정해놓고 운항하는 듯 했다.


점심도 훌륭했다. 배를 탈 때, 배 선원들이 열심히 손질하고 있던 모든것들이 터키 가정식 점심식사로 나왔다. 한식 반찬처럼 정성스럽게 손질된 반찬들이 내 속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한가득 먹을 수 밖에 없었던 맛있는 식사였다.


과거에는 도시였으나 이제 바다속으로 영영 잠겨 수중도시가 되어버린 역사적인 장소로도 데려간다.

배를 타고 가는 내내 터키 가이드는 끊임없이 영어와 터키어로 설명하는데,

초반에만 영어로 알아듣다가 이후로는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나의 영어실력에 문제가 있겠지만 그의 영어 발음에도 문제가 있을거라 합리화시켜본다.


여기는 또 어디일까.

너무도 아름답고 예쁜 섬에 내려다주며, 40분의 자유시간을 준다.

(왼) I AM HERE 카페 (오)시메온성

모두가 궁금증을 안고 계단을 올라 섬의 구석구석 여기저기를 탐방한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 그저 바라만 보고만 있어도 행복감이 밀려온다.


유적지 근처로, 암벽이 가득한 절벽 아래로, 아무도 없는 해변가로, 때론 협곡 아래로.

이렇게 5-6군데의 구역을 다니며 물놀이를 하는게 이 투어의 핵심이었다.

하늘 위 바다에서 둥둥 떠다니는 느낌, 이건 직접 경험해봐야 느낄 수 있는 자유이자 여유였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향해 가로지르는 배를 타고, 넓디 넓은 지중해 바다를 바라본다.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마음이 갑갑할 때 바다를 바라보면 한결 나아지는 이유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바다는 신비로운 힘을 지녔다.
사람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고 치유해주는


모든 스트레스를 지중해에 남겨두고, 가뿐해진 몸으로 육지에서 땅을 밟는 어색함을 느끼며 멋진 투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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