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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평화로운 지중해의 작은마을, 카쉬(Kaş)

카쉬편 : 안탈리아에서 카쉬로!

by 드림트리

이제 안탈리아에서 카쉬Kaş로 가야한다.

카쉬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앙증맞고 예쁜 지중해 옆 작은 마을로 유명한 휴양지라고 한다.

카쉬 Kaş

아기자기하고 예쁜 마을 앞에는 보석같이 아름다운 바다를 품고 있는 지중해 해변이 있는데,

보트투어를 꼭 신청해서 에메랄드빛 바다를 마음껏 누려보라는 추천을 받았다.

먼저 카쉬로 가기 위해 트램을 타고 오토가르(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정류소)로 가야한다.

그리고 오토가르에서 카쉬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다.

오토가르(안탈리아->카쉬)

안탈리아 숙소에서 나온 12시 점심 무렵, 강한 땡볕 아래에서 길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었다.

구글지도에 따라 가던중 간발의 차이로 트램 하나를 놓쳤는데, 절망적이게도 30분 후에 다시 온다고 되어있다. 다른 트램을 타고 가는게 빠르겠다 싶어 무거운 가방을 끌고 가던 와중 길을 잘못들었다.

영어를 전혀 모르는 한 아주머니가 ‘오토가르’를 얘기하는 우리 말을 듣고 오토가르로 가는 버스정류장까지 직접 데려다주겠다며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다.

땀으로 범벅이 된 날씨에 짜증이 절로 났음에도, 걸어서 15분거리의 정류장으로 함께 데려다준 아주머니가 불난 내 마음을 부채질해준다. 한국에서 길 헤매는 외국인들을 보면 나도 꼭 도와주리라 다짐했다.

카쉬로 가는 길


오토가르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려 카쉬로 가는 버스를 탔다.

점심을 굶은 상태로 5-6시간의 여정 끝에 저녁 7시쯤 작고 예쁜 마을 카쉬에 도착했다.

허기진 배를 고통스럽게 부여잡던 우리는 숙소 체크인에 앞서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카쉬의 메인거리이자 해변을 따라 레스토랑으로 가는 길, 분명 범상치 않게 아담하고 예쁜 거리인데 배가 고프니 눈에 뵈는게 없다.


캐리어를 무겁게 끌고 가는 우리를 본 한 사장님이 투어를 홍보한다.

좋다고 입소문 난 ‘케코바(KEKOVA) 투어’, 바로 눈앞에 있으니 다음날 아침투어로 미리 예약 후 저녁먹으러 가는게 낫겠다 싶었다.

2인에 50유로를 지불했고, 친절한 사장님은 캐리어를 맡겨준다고 한다.

무거운 짐을 맡기니 조금은 살 것 같았다.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선착장 근처의 고급진 레스토랑으로 가서 허겁지겁 식사를 주문했다.

달걀소스에 덮힌 문어 요리, 짭조름한 생선요리, 단호박 무침.

문어요리는 훌륭했고, 생선요리는 어머니가 해주는 짭조름하고 칼칼한 양념을 생선간으로 베어낸 느낌과 비슷했다. 단호박 무침은 아삭아삭하게 먹을만했다.


허기진 배를 급하게 채워주고 계산을 하는데 총 5만원 정도 가격대가 나왔다. 튀르키예 현지 물가를 생각하면 꽤 비싼 편이었으나 이런 고급진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한국에서 방문했다면 15만원 정도는 거뜬히 나왔을 것이다. 갑자기 흡족해진다. 역시 사람은 비교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상대적인 동물인가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채워지니 이제서야 카쉬의 예쁜 거리와 상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너무 앙증맞고 예쁜 느낌, 이렇게 귀여우면서 화려한 느낌의 거리와 상점은 태어나서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압도적인 피곤함이 몰려드는 와중에 대략 5-6시간을 이동하는데 사용했다는 아까움 때문일까,

저녁시간을 쉬는데 통으로 날리고 싶진 않은 욕심에 졸린눈을 비비며 열심히 구경한다.


카쉬는 지중해 바다 옆 경사진 얕은 산을 깎아 만든 작은 동네이다.

특히 경사는 거짓말 살짝 보태서 90도에 가까울만큼 상당히 언덕져있는 특징이 있다.

지중해 선착장 해변 옆에 메인거리와 수많은 상점들이 있고,

그 위로는 얕은 산을 깎아 호텔과 숙소 그리고 가정집들로 가득차 있다.

우리의 숙소는 거의 산 꼭대기에 위치해있었는데, 숙소 위치를 본 투어 사장님은 절대 캐리어를 끌고 올라갈 수 없는 곳이라며 반드시 택시를 타라고 신신당부하셨다.

과연 그의 말씀이 옳았다. 이 정도의 경사에서 캐리어를 끄느니, 길바닥에서 누워 숙박을 하는게 더 이로울듯했다. 택시비 50리라(*80=한화 4천원)가 아깝지 않았다.

다만 에어비앤비 숙소라서 무거운 짐을 들고 한참을 찾아 헤맸다.

리셉션이 별도로 없었으며, 무거운 짐을 들어주고 안내해주는 벨보이가 없다는게 서러웠다.

호스트와는 전화통화만 가능할뿐이었다.

그는 건물을 통으로 매입하여 에어비앤비로 운영하는듯했다.

카쉬마을의 가장 꼭대기 숙소에 겨우 도착한 우리는 그대로 뻗어 잠이 들었다.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본 전망은 인생에서 몇 번 느껴보지 못했던 상쾌함과 행복함을 내 마음에 온전하게 안겨주었다.

숙소에서 내려다본 카쉬(1)
숙소에서 내려다 본 카쉬(2)

이렇게 탁트인 아름다운 전망을 눈 앞에 두고 아침밥을 지어 먹으니, 스트레스 지수가 0으로 수렴하는 느낌이다. 행복감이 하늘을 찌른다.

숙소 자체는 더할나위없이 훌륭했다.

집 앞에 수영장이 있었으며, 깔끔하고 멋진 유럽의 고급 가정집 느낌이었다.

숙소는 투룸이었다. 거실은 넓었고, 화장실도 좋았다.

1박에 2인 기준 14만원 정도였고, 우리는 2일을 머물며 약 28만원을 지불했다.

숙소

다만, 숙소는 매우 좋았으나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올 엄두가 나지 않았다.

20-25분을 걸어 내려가야 메인거리(해변가, 상점들)에 도착했으며, 경사가 상당했기에 걸어 올라오는건 상당한 체력소모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작은 산 하나를 등산하여 정상(숙소)에 도착한 느낌이었다.


숙소 자체는 별점 5점이지만, 거리가 상당히 멀어 4점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숙소 전망과 내부도 중요하지만, 메인거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숙소가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었다.

내 여행경험상 숙소에서 쉬다가 다시 나와서 놀다가 쉬러 들어가기를 반복하는게 체력도 아끼면서 여행의 묘미를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숙소보단 관광, 그 지역만의 특색있는 볼거리를 즐기는데 더 집중하는게 내게 더 잘맞는 여행방식이라걸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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