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달성한 고난도 요가동작

요가 입문기부터 달성기까지

by 드림트리

20대 초반, 두 번째 요가 수련 때의 충격을 기억한다.

내가 뻣뻣한 건 알았지만 함께 수련하던 30여 명의 사람 중 오직 나만 불가능했던 동작이 있었을 때,

창피함을 넘어 수치심이 느껴졌다.


그 강렬했던 충격 탓에 이 동작을 아직도 기억한다.

다리를 W자로 만들려는 순간, 다리의 딱딱한 알통에 가로막혀버렸다.

나 혼자만 앉은 자세도 아닌, 일어선 자세도 아닌, 이상한 상태의 자세로 덜덜거리며 당황스럽게 홀로 거울을 보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모두가 대형거울이 비친 나를 바라보며 킥킥 비웃고 있진 않을까... 사람들 눈을 하나하나 쳐다보며 눈치를 본다. 모두가 바닥으로 누웠다. 이제 내가 안보일 테니,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빨리 이 동작이 끝나길....'

'모두가 되는데, 나 홀로 안 되는 자세'는 내게 자괴감과 모욕감을 안겨주었다.



까치발 자세로 시작했던 아도무카스바나 아사나.

첫 수업에서 발바닥 전체가 온전하게 땅에 붙어있는 요가강사는 마치 묘기를 부리는 것 같았다.

'요가 강사는 아무나 할 수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나는 그렇게 겸손함을 배웠다.

아도무카스바나아사나

발이 땅에 붙기까지.. 거의 6개월은 걸렸던 것 같다.

내겐 크나큰 발전이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동작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가능한 동작인데 나만 안 될 때...

요가 1년 차, 그래도 내겐 안 되는 동작들이 있다.

바로 '등 뒤 합장' 자세이다.

오늘 처음 온 사람도 바로 되는 자세, 신기한 건 나와 같은 뱃속에서 나온 친언니도 그 자리에서 이 자세가 바로 된다는 것이다. 그때 느꼈다.

'사람의 몸은 매우 다르구나!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어도 이렇게 다른 거구나!'

선천적으로 타고난 게 있음을, 남들보다 뒤처지게 태어난 게 있음을 받아들여야 했다.

등 뒤 합장 / 등 뒤로 손 맞잡기

4년이 넘을 때쯤 , 드디어 등 뒤 양손 합장이 가능했다. 그리고 느꼈다.

'이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안 되는 건 없구나'


비슷한 동작이 하나 더 있다.

사진과 동일한 자세로는 가능한데, 반대편(왼손이 위로, 오른손이 아래로)으로 진행했을 때 전혀 손이 잡히지 않는다. 참 오래 연습을 했음에도 겨우 손마디가 닿을 정도이다.

요가는 매번 내게 인내심과 겸손함을 가르쳐준다.

이 또한 받아들여야 하느니라..
등 뒤로 손 맞잡기


요가를 하며, 내게 팔 힘이 없태어났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게 '팔'이란..?

타자를 치거나, 가방을 들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가벼운 무언가를 들 수 있을 정도의 기능을 할 뿐이다.

태초부터 팔에 힘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명백한 사실이었다.

내 몸뚱이를 한 손으로 들어 올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무리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너무 손목이 아프면 쉬기도 했고, 반대 다리를 굽히고 발로 지지대를 만들어 자세를 변형하며 따라 하곤 했다.

도전은 계속하되, 안되는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이드 플랭크 고난도 자세

그러던 어느 날, 요가 7년 차.. 이 동작이 어느 날 갑자기 가능해졌다.

어느 날 갑자기..!


죽을 때까지 안 되는 자세일 테니,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기로 다짐한 동작이 또 있다.

바로 '위를 향한 활자세'이다.

내 머리는 남들보다 몇 배는 무거운 것이고, 매우 무거운 돌덩이이니, 들기를 포기하자고 생각했다.

동작은 수련 마지막쯤 항상 하는데 체력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 , 얇고 힘도 없이 태어난 팔로 그 무거운 머리를 드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도전은 하되,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하며 받아들이기로 했다.

요가 선생님들 모두 몇 년 동안 수련해 온 나를 누구보다 잘 알 텐데, 포기할 때도 되었건만..

매번 내 몸통을 위로 번쩍 올려주고, 손을 놓으면 땅으로 폭삭 주저앉는 나를 매일같이 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항상 들어 올려준다.


활자세

요가 7년 차가 넘어서야 이 동작이 가능해졌다.

비록 사진과 같이 유연한 활자 세는 아니지만, 머리가 들렸던 그 여름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난 느꼈다.

'물로 바위를 뚫을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이구나..'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고난도 동작이, 내겐 참 수월했던 경우도 있었다.

바로 우스트라 아사나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이 동작.

내겐 허리의 뻐근함과 노곤함이 쫙 가실 만큼 시원한 동작이다.

유일하게 내가 타고난 게 있음을 알려준.. 한 줄기의 빛과 같은 동작이었다.
우스트라 아사나 / 낙타자세


겸손함 , 꾸준함

요가를 통해 배운 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요가강사라고 생각했건만, 그건 착각이었다.

요가 아사나 동작 하나하나를 통해,

한없이 낮아졌고 반성했고 온전한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세상에서 쉽게 얻어지는 건 하나도 없음을..

그러나 꾸준함의 힘은 위대하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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