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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Dec 19. 2023

처음으로 맞이하는 가족의 결혼식

친언니의 결혼식장 풍경

30대가 되어 오랜기간 연애를 쉬고 있는듯했던 친언니에게 남자친구가 생긴것 같았다.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상 이성의 존재를 입밖으로 내뱉지 않고 살아왔고,

우리 남매들은 연애와 거리가 먼 편이었다.

누군가 옆에 있어도 있는줄 모르고,  서로에게 관심도 없었다.

언니는 들킬새라 밖에서 하던 통화를 어느날부터 방 안에서 하고, 집 거실 소파에서 하더니, 더 이상 연애를 숨기지 않는 당당한 관계로 나아갔다. 그러더니 어느날 결혼을 공표했다.

약 2년의 연애, 그리고 1년간의 준비로 12월 결혼을 하게 되었다.


사촌 언니 오빠들의 결혼식에 갈 때마다 '우리 남매가 결혼을 할 수는 있을까'라고 생각할만큼 결혼은 다른 세계로 느껴졌다.

경조사 때 모이는 우리 친척들을 보면, 인터넷에서 읽는 이혼/불륜 글들과는 딴판으로, 굉장히 화목한 가정을 잘 꾸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대가족이 되어 똘똘 뭉쳐있는 친척들이 내심 부러웠다.




처음으로 겪어보는 가족의 결혼식장의 풍경이다.

부모님의 지인들과 친척들은 미리 오셔서 서 있는 내게 살갑게 말을 걸어준다.

한 공간에 아주 귀중한 사람들이 총집합된 상태여서 기분이 묘했다.

우리가족을 아껴주는 가족들과 친지들, 지인들이 친언니의 결혼식으로 인해 한 공간에 모여 진실된 축하를 건네주고 있다.

아주 추운날씨였음에도 귀중한 발걸음으로 귀한 시간을 내주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느껴진다.

울진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살던 초등학생 시절, 언니의 짝궁 친구도 왔는데 그 언니와 나는 20년이란 텀을 두고 결혼식작에서 재회하게 되었다.

유치원 시절, 시흥에서 살던 친구도 어머니와 함께 결혼식장을 찾았다.

결혼식장은 접점이 없는 우리의 소중한 사람들이 한 날 한 시에 한 곳에 모이는 축 경사스러운 일이기에 , 이토록 오랜기간의 준비가 필요한가보다.


축하해주는 사람들의 밝고 즐거운 기운 덕분에, 나도 힘이 나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결혼식은 매우 감동적이고 즐겁게 마무리되었다.




출가외인 , 더이상 여자를 시집보낸다는 말은 맞지 않는것 같다.

결혼식 직후 예비형부는 나를 예비처제가 아닌 '처제'라고 살갑게 불러준다.

언니의 평생 단짝이 생겼다는 것도, 안정된 가정을 가진다는것도 가족의 입장에서 무척 보기 좋은 일이다.

또한 결혼을 통해 우리 가족 구성원이 한 명 더 늘었다는게 더없이 기쁘다.

우리집의 새로운 가족이 된 언니의 남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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