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19

bgm. 심수봉_백만송이 장미

by 맥켈란


심수봉이 부르는 백만송이 장미를 듣고 있자면, 입안 가득 공기를 문 채 먹먹해진다. 세월은 가고 나이가 들어오긴 했나보다. 숫자로도 충분히 귀여운 이공이공년은 나와 같은 쥐띠해이기도 해서 뭔가 더 들뜬다. 2019에 찍은 사진들을 집게손가락으로 밀어내면서 뒤를 돌아봤다.

1월. 오빠와 허리를 감싸고 코타키나발루 투아란 저녁 노을을 바라봤다. 2월. 우주대스타 2호 우리 우주가 태어났다. 3월. 삿포로 눈을 밟으며 오빠와 징기스칸을 즐겼다. 4월. 침묵했던 봄날. 5월. 베트남 무이네에서 아이스 와인을 목구멍에 털어 붓고 생일파티를 했다. 6월. 새로운 친구를 만났다. 7월. 방탕한 여름의 시작. 흠. 술이 늘었다고 할까. 자정까지 버티는 나를 보았다. 깜짝이야.

8월. 또 새로운 친구와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서 또 다른 새로운 아이를 만났다. 새친구 트리오. 9월. 만추. 감성으로 브런치를 쓰기 시작했고, 오빠와 오키나와를 다녀왔다. 가구공방가서 의자를 뚝딱 만들었다. 10월. 오프루트페스트에 가서 짠하게 생긴 크러쉬를 바라보며 와인을 때렸다. 11월. 수채화를 그렸고 유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12월.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

와. 정말 김경미 자~알 놀았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했던 올해였다. 아쉬움이 남을 줄 알았는데, 막상 되짚어보니 너무 부지런했네. 새해. 조금은 게을러져도 되겠다, 싶다. 2020에는 ㅇㅇ하고 싶습니다. 여행과 포옹과 건강과 사랑을. 그리고 영광을 영영.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엄마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