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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정 Dec 31. 2015

2015년을 이끈 올해의 책 5권

충만한 삶으로 이끈 올해의 책 BEST 5


2015년 1월 1일, 40대 중반을 맞는 시점에서 무언가 다른 삶으로의 방향 전환이 절실함을 느꼈다. '책 읽기의 한 해"를 다짐하며 블로그를 시작했고,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고 후기를 올리면서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 책모임을 꾸렸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어머니 독서반'을 소개받아 일 년간 진행하기도 했다. 책모임 과정에서 우리 자신뿐 아니라 아이들의 책 읽기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좀 더 근원적인 책 읽기의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다.

책 한 권이 삶의 방향을 바꾸고, 보다 차원 높은 삶을 갈망하게 한다는 것을 절감한 한 해다. 내가 속한 크고 작은 공동체 안에서 함께 책을 읽자는 제안을 하고 그림책부터 읽고 나누기 시작했다. 그림책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과 고전을 다시 제대로 읽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혼자 읽을 때는 느끼지 못할 공감과 긴밀한 소통이 주는 기쁨으로 나의 일상이 반짝이고, 감동으로 충만해졌다.

책모임을 통해 얻은 좋은 것들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고, 몇 년 내에 책모임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담은 책을 내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다. 얼마 전 <메모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내 꿈을 실행하기 위해 이제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가 왔음을 절감했다.

새해에는 그동안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책부터 청소년 책, 성인 책까지 모두 아우르며 연령별, 주제별 책모임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그 책모임 안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고, 모임에 속한 이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기록하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지난 한 해 읽은 책들을 모두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책 한 권 한 권을 덮을 때마다 나의 삶에 덧입혀지는 아름다운 빛깔들 때문에 행복했고, 한 권의 책 속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책들을 줄줄이 발견할 때마다 기쁘고 설렜다.

올해 내가 만난 소중한 책들 가운데  오래 기억하고 싶은 책 5권을 추려보았다.


가장 내 마음에 오래 머물렀고,

아름다운 문장들을 옮겨 적는 기쁨을 선물했으며,

기존의 사고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선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밤잠 설치며 새로운 꿈을 꾸도록 이끈

나의 올해의 책 5권.

1. <스토너>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김승옥 옮김/알에이치코리아


"사랑이란 무언가 되어가는 행위,

순간순간 하루하루 의지와 지성과 마음으로

창조되고 수정되는 상태였다."


문학의 힘.

몰입하게 만들고,

심호흡하며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차갑게 식은 가슴을 풀무질하여 다시 뜨겁게 만든다.

심연에서 길어올린 언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내 안에 깊숙이 숨어 있던 많은 것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느낌들이 주는 기쁨.

스토너는 내 안에 살아 숨 쉬며 하루하루 내 삶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2. <그들이 나를 살렸네>, 필립 얀시, 최종훈.홍종락옮김/포이에마


"채워지지 않은 갈망과 이루지 못한

꿈 앞에서 흔들리던 불완전한 이들,

자아와 세상의 짐을 온몸으로 밀며

자기 앞의 길을 비틀거리며 걸어간 이들,

그리고 마침내 그 길 위에서 하나님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된 사람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G.K체스터턴, 폴 브랜드, 로버트 콜스, 레프 톨스토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마하트마 간디, C.에버릿 쿠프, 존 던, 애니 빌라드, 프레드릭 뷰크너, 앤도 슈사쿠, 헨리 나우웬


결국 책이 주는 위대한 힘은 필립 얀시의 말대로 사람을 살리는 힘에 있는 것이리라. 그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살았던 인물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구체화된 삶을 대면하면서 자신의 무너진 삶의 자리를 스스로 일으킬 힘과 용기와 신념을 얻는 것, 필립 얀시의 삶 또한 그것을 증명한다.

그들의 삶과 그들이 쓴 책으로 나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3. <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 전은경옮김/ 들녘


"자기 영혼의 떨림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어제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게 만든,

입술에 새기고 싶은 고결한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

책 속의 인물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친밀하고 애틋해서 곁에 있다면

한없이 쓰다듬고 어루만져두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내 생각과 마음에 갇혀 있던 수많은 언어들을 꺼내어 보여준,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해준,

인간의 존엄, 품위, 헌신, 사랑, 우정, 신의, 열망, 기쁨, 슬픔, 회한..

그 장엄한 이야기들을 들려준,

이 한 권의 책.

그리고 책 속의 책 <언어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주옥같은 글들...


뚜렷하지 않은 심연/ 황금 같은 침묵 속의 언어/

소리 없는 우아함/내부 바깥의 안쪽/영혼의 그림자/ 신의의 이유/ 영원한 젊음/ 성난 고독/ 메멘토 모리/

4. <꿈꿀 권리>, 박영숙 지음/ 알마


"멈춰 서야 나를 싣고 달려가던

시간의 흐름에서 내려설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누구도 정말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거리를 허락받기 어려울 것이다.

나를 얽어매는, 내가 끌려가고 있는 힘의 실체를

정면으로 직시하는 것은 힘겹지만

벗어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다.

책은 삶의 길목마다 멈춤의 여백을 열어주는 열쇠다. 숨 가쁘게 쫓기던 일상에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연다."

그때는 몰랐다. 한 해를 돌아보니 연초에 읽은 이 책에서 시작된 것이 많았다. 무작정 앞만 향해 달리던 나를 멈춰 세운 것도, 새로운 마음으로 책을 읽게 한 것도, 책모임을 시작하도록 용기를 준 것도 이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꿈꿀 권리는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있다.


'아이는 아이의 삶을, 부모는 부모의 삶을 살아라, 자기 자신을 위해 도서관에 가서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책을 만나라'는 박영숙 느티나무 도서관장님의 이 한마디가 올 한 해 버팀목이 되었다.

5. <메모 습관의 힘>, 신정철 지음/ 토네이도


"메모는 나를 관찰자로 만들었고, 내 삶을 바라보고 방향을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메모에는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경이로운 힘이 숨겨져 있다."


이렇게 가슴 뛰게 하는 책을 만나본 적이 언제던가? 지난 일 년 계획하고, 고민하고, 시도했던 많은 것들을 책을 읽으며 세세하게 돌아보게 되었다.

책을 읽고 어떻게 적용하고, 얼마만큼 소화해 실행에 옮기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짐을 믿는다. 그것에 확신을 더해준 책이고, 무엇보다 내 삶에 큰 전환점이 될만한 느낌표를 던져준 책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꿈꾸어 오던, 막연하고, 불투명하고, 두렵지만 늘 열망하던, 책을 쓰겠다는 그 꿈의 실체를 이 책에서 만났다.

나도 이런 책을 쓰고 싶었던 거다!


나를 위한 글쓰기를 넘어서서 공유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공유를 통해 가치가 증폭된다. 공유가 더 큰 가치를 만든다. "p263


이 책 덕분에 나는 명확해진 나의 꿈을 실행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책을 쓸 것이다.

그리고 베스트 10 에 들어가는 책들


<속죄> 이언 매큐언, 한정아 옮김/문학동네

<모멸감> 김찬호 / 문학과지성사

<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김관오 옮김/ 아르테

<안나 카레리나 1.2.3> 레프 톨스토이, 박형규 옮김/ 문학동네

<도란도란 책모임> 백화현/ 학교도서관저널


올 한 해 이 책들 덕분에 충만한 삶의 기쁨을 만끽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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