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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레바퀴 Nov 16. 2017

차(茶)를 소개합니다.

- 차 제대로 알기 1

1. 차의 개념

 ‘차’는 동백나무과에 속하는 차나무(Camellia sinensis)의 잎을 따서 가공한 후, 물에 우려 마시는 음료입니다. 잎을 우려 마시면 ‘잎차’라 하고, 가루를 낸 후 타서 마시면 ‘말차’, 짓이겨 덩이로 만든 것을 쪼개어 우리면 ‘덩이차(=떡차)’라고 합니다. 요즘은 우려 마시기 편하게 ‘티백’ 형태로 나오기도 합니다. 흔히 ‘차’라고 부르는 ‘대추차, 쌍화차, 감잎차, 오미자차……’ 등은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가 아닙니다. 다만, ‘차’라고 잘못 인식한 역사가 깊어 그 용어 사용이 굳어진 까닭에, ‘대용차’라 부르기로 사회적 합의가 되었습니다.   


2. 차의 종류

  차는 가공 방법에 따라 6가지로 나뉩니다.

1) 백차

 솜털이 보송보송한 차 싹, 또는 여린 잎을 따서 약하게 산화시켜 만든 차입니다. 은은한 단맛이 나며, 감기에 특히 좋습니다. 수년 간 자연발효 시켜 마시기도 합니다. 차를 우리면, 가는 솜털이 연한 찻물에 둥둥 뜹니다. (예 : 중국 백호은침, 수미)

2) 녹차

 여린 찻잎을 덖거나 찐 후, 말려서 만듭니다. 6대 차류 중 유일하게 불산화, 불발효차입니다. 싱그러운 맛이 주로 나지만, 만드는 방법에 따라 구수한 맛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찻물은 연한 녹색, 또는 연한 황색을 띱니다. (예 : 중국 용정차, 한국 죽로차, 일본 센차)

3) 청차

 딴 잎을 시들리고, 흔들고, 덖고, 비비고, 말리는 등의 과정으로 산화발효시켜 만듭니다. 대만에서 만드는 청차를 ‘우롱차’라 부르고, 크게 보아 청차에 포함시킵니다. 단맛과 함께 꽃향, 난향 등 은은한 향이 특징입니다. (예 : 중국 무이암차, 봉황단총, 대만 동정오룡)

4) 황차

 딴 잎을 시들리고 덖고 비빈 후, 밀폐하여 황변이 일어나도록 유도합니다.(민황 단계) 이후 건조 시켜 만든 차입니다. 음미했을 때 녹차와 비슷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약산화가 이루어지고, 잎이 연한 황색을 띱니다. (예 : 중국 군산은침, 몽정황아)

5) 홍차

 딴 잎을 시들리고 비빈 후,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완전 산화시켜 만듭니다. 찻잎은 검으나, 찻물은 붉습니다. 서양으로 수출된 이후, 다양한 홍차문화가 탄생했습니다. 향이 깊고, 떫은맛과 단맛이 함께 납니다. 우리나라에서 황차라 불리는 차는 완전 산화가 아니지만, 기실 홍차의 제다법과 닮아 있기에 최근에는 홍차로 분류되고 있습니다.(예 : 인도 다르질링, 스리랑카 우바, 중국 키먼, 한국 황차)

6) 흑차

 딴 잎을 덖고 비비고, 다시 흑국균을 넣어 인공발효한 후 말려서 만듭니다. 덩어리로 뭉쳐 보관하고, 이후 수십 년 간 보관하는 과정에서 자연발효가 일어납니다. 숙성된 차이므로 맛이 진하고 단맛이 강하며, 향 또한 독특합니다. (예 : 중국 천량차, 육보차)

* 엄밀히 말하여 제다법 상 흑차는 아니지만, 아직 흑차로 분류되고 있는 '보이차'가 있습니다.

보이차는 딴 잎을 덖고 비비고 볕에 말린 후, 다시 흑국균(검은곰팡이균)을 넣어 쾌속발효시킵니다.(숙차) 또는 발효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말려 만들기도 합니다. 이후 자연발효가 일어납니다.(생차) (예 : 중국 대익차)


3. 차의 역사

 약 4,000여 년 전에 중국의 신농씨가 차나무를 발견하여 약용으로 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로 보아, 차의 역사는 인류 문화와 함께 발전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2,000여 년 전에 가야국 김수로왕의 부인이 된 허황옥이 인도 아유타국에서 차 씨를 가져와 심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중국 송나라 때까지는 찻잎을 짓찧어 덩어리로 만든 후 이를 가루 내어 끓여 마시는 ‘점다법’이 대세였으나, 명나라 때부터 잎을 다관에 넣고 우려 마시는 ‘포다법’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조선 중기와 일제 강점기 때 다맥이 끊겨 기존의 차문화를 전승 발전시키지 못하고 명맥만을 간신히 유지해온 바 있습니다.  


4. 차의 성분과 효능

 차의 주성분으로는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과, 단맛과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을 들 수 있습니다. 폴리페놀 중에는 ‘카테킨’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데, 중금속 제거나 항산화 작용, 발암 성분 무력화, 해독작용 등에 기여합니다. 또 주된 아미노산 중 하나인 ‘데아닌’은 차 속의 또다른 성분인 카페인의 작용을 억제하여 카페인에 의한 중추신경의 자극을 줄입니다. 카테킨 역시 카페인의 흡수를 방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차를 많이 마신다고 해서 카페인 중독이 되는 일은  드뭅니다. 다시 말해서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와 달리, 차를 마시면 각성 및 흥분 작용이 훨씬 완만하게 일어나며 지속 시간도 짧아집니다.

 이외에도 차 속에는 다량의 비타민, 탄수화물이 함유되어 정신 건강, 혈관벽 강화, 당뇨 치료 등의 효능을 보이며, 무기염류나 사포닌 성분으로 인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치아 부식 예방 및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줍니다.  


5. 차를 마시는 방법 (현대의 행다법)

1) 포다법

- 잎차를 덜어내어, 또는 덩이차를 쪼개어 예열한 차호(찻주전자)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1~5분 간 우리는 방법입니다. 취향에 따라 물의 온도와 시간, 차의 양 등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주로, 녹차는 떫은맛을 줄이고 단맛을 늘리기 위해 70~80도 정도로 물을 식혀 우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황차나 청차, 홍차 등은 제다 과정에서 엽록소가 분해되어 암갈색의 퀴논화합물로 바뀌고, 카테킨이 산화작용을 하여 차황소와 차홍소 등의 성분으로 바뀐 상태입니다. 이는 쓴맛과 떫은맛을 줄임과 동시에 차의 맛을 순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8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우려도 녹차에 비해 지나치게 쓰거나 떫지 않고 다양한 차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점다법

 - 가루차(=말차)를 마실 때 쓰는 방법입니다. 차시(찻수저)로 가루차를 떠서 다완(찻사발)에 소량 넣고, 물을 아주 조금 붓습니다. 그리고 대나무롤 잘게 쪼개어 만든 차선(차솔)으로 꼼꼼하게 가루를 개어둡니다. 그 다음 다시 조금 더 많은 양의 뜨거운 물을 붓고, 차선으로 빠르게 저어 거품을 냅니다. 거품을 내는 까닭은, 찻물 속에 산소를 넣어 부드러운 맛을 얻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거품 낸 차를 여러 번 나누어 마시고, 남은 차 거품은 다시 소량의 뜨거운 물을 부어 흔든 후 깨끗이 마십니다.  


6. 차를 마시는 데 필요한 도구들

 1) 포다법

- 먼저 차를 우릴 '차호(찻주전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따라 마실 ‘찻잔’도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차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차시(찻수저), 찻잔받침, 개치(뚜껑받침), 숙우(물식힘그릇, 또는 차동이), 다건 등을 갖출 수 있습니다.

 2) 점다법

 - 가루차를 뜰 차시(찻수저)와 차를 담을 다완(찻사발)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격불(거품 내기)할 때 쓸 차선(차솔)이 있어야 합니다. 이 방법 역시 차 생활의 성향에 따라 차선꽂이, 차선 받침, 차석(바닥 깔개), 다건(찻수건) 등을 갖출 수 있습니다.


한 잔의 차는 우리의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합니다. - 당실도예 백자잔에 담긴 한국 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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