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편. 미술계의 별이 진 날
커다란 다야몬드가 내 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눈을 떴다.
꿈이었다.
무언가 모를 쌔~한 느낌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루가 무사히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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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하늘이 낮게 내려앉은 어느 오후,
ㅇㅇㅇ예술가협회의 차기 회장 후보로 나섰던 화백 알드롱이 조용히 쓰러졌다.
그는 병으로 쓰러진 것도, 나이를 다해서 떠난 것도 아니었다.
끝없는 갈등과 책임, 예술계 내부의 불신이 그의 어깨 위에 무겁게 내려앉은 탓이었다.
알드롱은 늘 스스로를 “예술은 인간의 도(道)를 담아야 한다”는 한마디로 소개했다.
그는 도자와 조형 등 작업을 통해 ‘빛과 흙의 조화’를 평생 탐구했고,
후배들에게는 언제나 “예술가는 부와 명예가 아니라 양심으로 남는다”는 말을 남겼다.
그의 예술은 기교가 아니라 삶이었다.
그는 화려한 수상 경력보다, 시골 마을 아이들에게 흙을 쥐여주고 함께 빚은 작은 도자기들을 더 자랑스러워했다.
“이 아이들의 손에 미래가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다.
그러나 예술계는 그가 믿는 것처럼 맑지 않았다.
협회 선거는 곧 권력의 다툼이었고,
그 속에서 예술은 때때로 잊혀졌다.
알드롱은 개혁을 외쳤다.
“협회는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예술인들의 신뢰 위에 서야 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울림이 있었으나,
동시에 많은 저항을 불러왔다.
날카로운 비난, 음해성 소문, 끝없는 회의와 논쟁.
결국 그는 피로에 짓눌려 쓰러졌다.
며칠 뒤, 도성예술인회관의 작은 홀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많은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초라한 촛불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누군가는 흐느꼈고, 누군가는 침묵으로 대신했다.
그의 제자 중 한 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곧은길, 정의로운 길, 예술로 사람을 살리는 길을요.
이제 그 길을 우리에게 맡기고 가신 거겠지요.”
그 말에 모두의 눈가가 젖었다.
알드롱의 떠남은 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예술계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물음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예술을 사랑하는가?’
‘예술가의 존엄을 지키고 있는가?’
그의 부재는 아픔이었으나, 동시에 거울이었다.
그가 남긴 말은 이제 유언처럼 들렸다.
“예술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가을바람이 불어 촛불이 흔들렸다.
그러나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그의 삶처럼, 그의 신념처럼,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끝내 꺼지지 않는 빛이었다.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에, 작은 별 하나가 또렷이 빛나고 있었다.
그날, 미술계의 별은 졌다.
그러나 동시에,
모두의 마음속에 새롭게 떠올랐다.
— 끝 (제14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