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문득 ]

by FortelinaAurea Lee레아

[ 어느 날 문득]


혜성 이봉희


난 힘없는 노란색을 싫어했어.

난 강렬한 붉은색을 싫어했어.

난 순백의 하얀색을 싫어했어.

난 어두운 검은색을 싫어했어.

그래서 입을 색이 없어서

항상 잿빛의 회색을 좋아했지.


어느 날 문득

살아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느꼈을

난 싫었던 노란색을 좋아하게 됐어.

난 싫었던 붉은색을 좋아하게 됐어.

난 싫었던 하얀색을 좋아하게 됐어.

난 싫었던 검은색을 좋아하게 됐어.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난 팔색조처럼 알록달록

무지개 빛을 찾아 꿈을 꾸지.

무미건조한 회색빛에서

이젠 색을 맞추기 바빠졌네.

마당엔 흙색과 초록 잔디

초록 잔디와 노란 꽃, 붉은 꽃

대왕 파리와 대왕 꿀벌

회색 접이 침대와 엔틱 장식장.


나이 들면 점점 촌스럽고 화려 해지는

그런 이유를 이젠 알겠어.

점점 더 외롭다는 표시였어.

'나 좀 봐주세요.'

'멋있다고 말해 주세요.' 하는 꽃말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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