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다가서는 방법을 몰라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거부당할까 봐 자신감이 없는 꼬마아이.
놀아도 그만, 안 놀아도 그만, 생각이 너무 많아서 바라만 보는 아이...
몇몇의 덩치 큰 여자애들은 나무아래에 가만히 서서 구경하는 소녀에게 다가와 이것저것 탐색하다가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자신의 친구를 흠잡고, 상처주기 바빴고, 소녀는 어울리고 싶어도 고무줄놀이, 공기놀이를 못했지요. 여자애들이 즐기는 뜨개질, 바느질등을 무던히도 어울리고파서 노력해도 삐뚤빼뚤 놀림감만 되었죠. 마음 다치는 게 슬퍼서 먼저 다가서기를 주저하고 포기했었죠.
그럴 때면 뜨개질, 바느질,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여자애들이 하는 모든 걸 엄청 잘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큰언니가 정말 부러웠답니다.
가끔은 사내들이 공치기, 구슬치기, 딱지치기하며 부산스러울 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웃을 수 있었고, 기운이 나고 재밌었죠. 그러다 남자애들이 벽에 공 던지면 술래가 그 공을 잡고 친구들에게 공을 던져 맞추며 까르르 웃으며 노는 게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때론, 오징어가이생이라는 놀이와 8자 놀이(게임)를 할 때면 구경만 해도 너무 웃기고 재밌어서, 남자꼬마들에게'나도 놀고 싶어'라고 작게 말 꺼내면 힘들지 않은 '깍두기'로 붙여 어울려 주어 몇 번 뛰다 금세 지쳐 포기해도 그려려니 하고 이해해 주었었죠.
무엇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었네요.
낡은 다 쓴 공책 한 귀퉁이에 끄적끄적 인형얼굴을 그리기도 하고 종이인형을 만들고, 종이지갑을 만들고 하루를 보내기도 했답니다.
......
돌이켜보니, 이런저런 놀이를 알게 된 것도 아이들의 밝은 웃음 덕분이었던 듯합니다.
어릴 적 잠깐잠깐 함께 놀아준 친구들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외로움이라는 게 뭔지 알지 못하고 지냈던 어린 시절, 잠시라도 배려해 준 참 고마운 친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