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일본여자 미찌꼬, 한국여자 맹다희, 그리고 캐나다 할머니 린다의 일상의 일부를 한국여자 맹다희의 시각으로 픽션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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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생겨서 좋았다.
우측엔 캐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좌측엔 일본여인
모두 먼저 말 붙여주고 친절했다.
마당과 집이 엉망인 것을 치우고 잔디 씨를 뿌리고 열심히 물을 주고 이웃에 피해 가지 않도록 기쁨을 나눠 줄 게 없을까 생각하며 가운데 있는 우리 집이 지저분한 게 미안해서 열심히 외벽 넝쿨도 손이 부르트도록 뜯어내고 보니 집 밑바닥이 시멘트 외벽이 거의 없는 상태가 드러난 게 일본여자가 유일하게 그 여자 집으로 다니는 길목이어서 마침 우리 집과 그 여자네 집 한편에 붉은 벽돌이 있었다.
넝쿨 속에 붉은 벽돌이 떨어진 시멘트 벽에도 두 장 가려져 있었다.
이 집건지 옆집거인지 벽돌을 함부로 치울 수 없었다.
옆집 일본여자는 본인말로 십 년을 살았다고 한다.
이 집은 거의 오랫동안 수리 없이 렌트한 집이었기에 일본여자가 지나갈 때 붉은 벽돌의 주인이 너희냐고 물어보았다.
그 일본여자는 그렇다고 해서 느낌에 조금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렌트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되고 사실 확인을 할 수 없어서 일본여자 말이 맞겠지라고 생각하며 그 여자에게 "그럼 나 이 벽 너도 보다시피 너무 낡고 지저분해서 붉은 벽돌로 좀 가려도 되니?"라고 물었고, 일본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잇츠 오케이, 잇츠 오케이."라고 대답하여 나는 " 땡큐, 릴리 땡큐!" 하며 보는데서 몇 장을 더 낡은 울타리밑을 꾸미고 외벽을 가리고 했다.
그러고 나서 한 달이나 지났을까, 어느 날 문득 캐나다 학교에 다희는 경제적 여유가 되면 밴쿠버에 있는 모든 학교에 한국을 알리는 무궁화나무를 기념수로 심고 싶어 졌지만 그만큼의 충분한 무궁화나무가 있는지 가격이 어느 정도 하는지를 몰라서 일단 집 앞마당에 나와 두 애들 기념수를 심고 생각해 보자 하며 앞마당에 세 그루를 잔디 관리하는 아저씨께 부탁하여 세 그루를 심고 나머지 거름흙을 토마토와 오렌지 화분에 뿌려줬다.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일본여자 뒷마당 한가운데 큰 벚꽃 고목나무가 있었기 때문에 이층에서 매일 그 나무를 보며 '일본사람들은 자기네 나라 나무를 중심에 심는구나.'라며 내심 부러워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래서인지 더 무궁화나무를 심고 싶었던 이유였다.
그 이튿날 아침에 무궁화나무와 과일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데 일본 여자가 내게"굿 모닝", 나도 이웃과 친해지니 좋아서"굿 모닝!" 서로 아침 인사를 했다.
그 일본 여자는 다가오더니 화분에 흙을 가리키며"이 화분에 흙 네가 여기서 떠갔니?"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난 "아니, 여기 화분에 있는 흙 무궁화나무 심고 남은 거 화분에 뿌린 건데."라고 영어 설명이 잘 안 돼서 손짓으로
설명하니 그 일본여자는 그럼 잔디 깎는 아저씨가 흙을 퍼가서 우리 화분에 뿌렸다 한다.
참으로 기가 찼다.
토양 자체가 틀린 걸 뻔히 알면서 누명을 씌운다. 그러면서 영어로 뭐라고 말하는데 알아듣질 못하겠다. 그 여자는 내가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까 영어로 뭐라고 하면서 '스틸' 어쩌고 하며 외벽을 꾸며 놓았던 붉은 벽돌을 집어다 자기 집 한편에 쌓아 놓는 걸 보고 내 속에선 확 머리채를 뜯고 싶을 정도로 기가 찼다.
그래서 다희는 울타리에 꾸몄던 장식들을 우리 집 마당에 내 던지며 붉은 벽돌을 건네주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곤 안으로 들어와서 잔디 깎는 아저씨께 카톡으로 오늘 스틸이라는 이런 황당한 소리 듣고 가만있을 수 없으니 아저씨가 와서 화분 흙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