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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이봉희 Dec 29. 2024

[ 판타지 여행으로 가는 출석 ]

제13장- 빛 속의 균열

2024년 12월 29일 일요일


제13장: 빛 속의 균열

루멘스호가 새로운 항로를 설정하며 우주를 항해하던 어느 날, 씨앗이 갑작스럽게 미묘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약한 떨림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신호는 점점 강렬해졌다.


"이건 뭐지? 씨앗이 이상한 반응을 보여." 리안이 조종석에서 씨앗의 에너지를 모니터링하며 말했다.


아르카가 곁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며 대답했다. "이건… 흔적이야. 다른 씨앗들과 연결을 시도하는 신호 같아."


"다른 씨앗?" 카이라는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가 찾은 두 개의 씨앗 말고도 더 있다는 거야?"


루미라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씨앗은 항상 서로를 찾으려 해. 그것들이 다시 하나로 모이면… 본래의 기능을 되찾을 수 있지. 하지만…"


"하지만 뭐?" 리안이 긴장하며 물었다.


루미라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힘은 너희가 감당하기엔 너무 클지도 몰라."



씨앗이 보내는 신호는 루멘스호를 한쪽으로 끌어당기는 듯했다. 선체가 미세하게 흔들렸고, 우주 항로가 뒤틀렸다.


"뭔가 우리를 강제로 끌어당기고 있어! 추진력을 최대로 해도 벗어날 수 없어!" 리안이 비명을 질렀다.


"신호가 가리키는 좌표를 분석 중이야." 아르카가 침착하게 말했다. "이건… 행성도, 항성도 아니야. 어떤 차원의 균열 같은데?"


카이라가 결정적으로 말했다. "좋아, 가보자. 그 균열 속에 답이 있을지도 몰라."


루멘스호는 점점 신호가 강렬해지는 곳으로 다가갔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찢긴 우주의 틈새였다. 빛과 어둠이 뒤섞인 공간은 혼돈 그 자체였다.


"저 안에 들어가야 하는 거야?" 리안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지 않으면 신호가 멈추지 않을 거야." 카이라는 단호히 대답했다.



루멘스호가 균열 속으로 진입하자마자, 선원들은 이상한 현상들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루미라는 과거의 기억 속에 갇힌 듯했다. 그녀는 자신의 문명이 몰락하던 마지막 순간을 다시 체험하고 있었다. "안 돼! 멈춰! 우린 이렇게 끝날 운명이 아니야!" 그녀는 절규하며 혼자만의 싸움을 벌였다.


리안은 자신의 가장 깊은 두려움과 직면했다. 가족을 구하지 못했던 과거의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며 그를 괴롭혔다.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아르카는 자신이 의지했던 기계와 기술이 무너지는 환영 속에서 혼란스러워했다. "내가 만든 것들이 나를 배신한다고? 이건 말도 안 돼!"


그리고 카이라는 자신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세상이 왜곡된 모습을 마주했다. 그녀가 만들고자 했던 세상은 화합과 평화가 아닌, 독재와 억압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게… 내가 원했던 미래라고?"



혼돈 속에서 씨앗은 점점 강렬한 빛을 내뿜었다. 그 빛은 선원들의 마음속 깊은 곳을 파고들어,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과 직면하게 만들었다.


카이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씨앗은 우리를 시험하고 있어! 우리의 의지를, 우리의 믿음을 시험하려는 거야!"


그녀는 힘겹게 걸음을 옮겨 씨앗에 손을 뻗었다. "난 두렵지 않아. 내가 원하는 미래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


그 순간, 씨앗은 폭발적인 빛을 발하며 그녀를 감쌌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 한 인물이 나타났다.


그것은 그녀 자신이었다. 그러나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눈부신 빛으로 뒤덮인 또 다른 카이라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넌 정말로 이 힘을 감당할 준비가 되었나?"


"난 준비됐어." 카이라는 단호히 대답했다.


빛 속의 카이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네가 원하는 미래를 보여줘. 너의 의지와 믿음이 씨앗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카이라가 씨앗에 마음을 열자, 혼돈의 공간이 차분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리안과 아르카, 루미라도 각자의 시험을 끝내고 정신을 차렸다.


"우린… 해낸 거야?" 리안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씨앗은 이제 전과는 다른 빛을 내고 있었다. 그것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새로운 길을 가리켰다.


"이제 어디로?" 아르카가 물었다.


카이라는 씨앗을 품에 안고 말했다. "우린 새로운 길을 찾았어. 씨앗은 우리에게 선택권을 줬어. 이제 우리의 선택이 이 우주의 운명을 바꿀 거야."


루멘스호는 균열을 벗어나 새로운 우주로 진입했다. 그곳에는 또 다른 비밀이 기다리고 있었다. 씨앗이 가리키는 최종 목적지, 그리고 우주에 감춰진 진실이 드러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긴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선원들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하며 다시 한번 결의를 다졌다. 씨앗은 그들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은 무엇을 마주할 것인가?


끝나지 않은 여정이 또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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