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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타]

3장: 신들의 연합 (1편)

by FortelinaAurea Lee레아

3장: 신들의 연합 (1편)


페레타는 이든의 숲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녀와 마가레타는 어렵게 설득 끝에 이든, 카세포라, 봉휘를 이 자리에 모았다. 숲의 공기는 무겁고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각 신들은 서로를 경계하며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분명하다,” 페레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모두 인간들에게 실망했고, 그들의 행위가 우리 영역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할 거야. 하지만 지금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결국 우리가 얻는 건 파멸뿐일 거야.”


봉휘는 불꽃같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나는 이미 충분히 참고 기다렸어. 인간들은 자신들의 실수로 불을 남용해 세상을 불태우고 있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선 강력한 심판이 필요해.” 그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했지만, 그 아래에는 깊은 상처가 느껴졌다.


카세포라가 고요히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심판은 또 다른 분쟁을 낳을 뿐이야. 인간들은 별빛 아래에서 방향을 찾아야 해. 내가 밤하늘의 배치를 바꾸어 그들에게 경고를 보낼 방법이 있어. 그것이 가장 평화로운 해결책일 거야.”


이든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다가 나직이 말했다. “경고로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어. 인간들은 자연의 경고를 수없이 무시해 왔어. 숲을 파괴하고 동물을 쫓아냈지. 나는 더 강한 수단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 숲의 힘을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 말이야.”


신들 사이의 논의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각자의 의견은 모두 타당했지만, 그들의 접근 방식은 갈라져 있었다. 페레타는 이 모든 의견들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녀는 두 손을 모으며 눈을 감았다.


“조용히 해봐,” 그녀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신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집중되었다. “우리의 힘은 갈라져 있을 때 약해지고, 우리가 싸우면 인간들은 더 혼란에 빠질 뿐이야. 지금 중요한 건 인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거야.”


“희망?” 봉휘가 코웃음 쳤다. “그들이 그런 희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페레타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희망은 자격이 있는 자만의 특권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가 줄 수 있는 선물이야. 그리고 우리는 신으로서 그들에게 그것을 줄 의무가 있어. 우리가 인간들을 포기한다면, 그건 곧 우리 자신을 포기하는 거야.”


카세포라는 잠시 침묵하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맞아. 우리가 분노로 움직인다면 결국 우리도 인간과 다를 게 없을 거야.”


이든도 망설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우리가 힘을 합쳐 인간들에게 경고와 희망을 동시에 줄 수 있을까?”


페레타는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의 영역은 서로 다르지만, 그것이 우리를 갈라놓는 이유가 되어선 안 돼. 나는 겨울과 봄의 경계를 지켜왔어. 죽음과 생명의 순환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었지.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인간들에게도 그들이 놓쳐버린 조화와 균형을 보여줄 수 있을 거야.”


마가레타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페레타의 말이 맞다. 하지만 그 조화를 이루려면 우리 모두가 자신의 자존심과 고집을 내려놓아야 해. 우리는 인간들과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신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각자 깊은 고민에 빠진 듯했다. 하지만 마침내 봉휘가 입을 열었다. “좋다. 한 번 기회를 줘 보지.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해라, 만약 인간들이 이번에도 우리를 무시한다면, 나는 두 번째 기회를 주지 않을 거다.”


페레타는 봉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우리는 함께 움직일 거니까.”


이든과 카세포라도 차례로 고개를 끄덕였다. 신들의 연합이 결성되는 순간이었다. 페레타는 처음으로 희망의 빛을 보았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연합이 인간들에게 희망과 경고를 동시에 전할 방법을 찾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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