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신들의 연합 (2편)
3장: 신들의 연합 (2편)
신들의 결의는 확고해졌지만, 이제 그들에게 남은 문제는 하나였다. 어떻게 인간들에게 희망과 경고를 동시에 전할 것인가? 각각의 신이 지닌 힘은 너무도 다르고, 그 힘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인간들에게 공포만을 심어줄 위험이 있었다.
숲 한가운데 자리 잡은 거대한 나무 아래에서, 페레타가 말했다. “우리 각자의 힘은 모두 특별해. 하지만 그것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게 될 뿐이야.”
카세포라는 별빛을 손에 쥔 듯 반짝이는 손가락을 움직이며 말했다. “그래서 네가 제안하는 건 무엇이지? 우리의 힘을 어떻게 하나로 모을 수 있다는 거야?”
페레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들었다. “우리 각자의 힘은 단순히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인간들이 의지하고 두려워하는 본질이기도 해. 우리는 그들에게 균형의 상징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네 영역에서 시작된 빛이 서로 연결되도록 말이야.”
봉휘가 팔짱을 끼고 물었다. “그러니까 내가 불을 뿜고, 카세포라가 별빛으로 비추고, 이든이 숲을 휘감는 식으로 인간들에게 다가가란 말인가?”
“아니,” 페레타가 단호히 말했다. “그건 너무나도 강렬한 경고일 뿐이야. 우리가 보여주려는 건 균형이야. 인간들이 잊고 있던 조화를 깨우는 거지. 우리의 힘을 활용해 그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공포가 공존하는 순간을 보여주자.”
마가레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페레타의 말이 맞아. 우리가 힘을 과시하기 위해 인간들을 위협하는 방식은 옳지 않아.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깨울 방법을 찾아야 해.”
이든이 나뭇가지를 흔들며 말했다. “그래, 좋아. 하지만 인간들은 이미 많은 것을 잊었어. 우리가 아무리 강렬하게 그들에게 균형을 보여줘도, 그들이 그것을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지 않아?”
페레타는 이든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녀의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 분명했다. “그건 우리의 책임이야. 단지 균형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그 균형을 통해 변화의 씨앗을 심는 거지. 그 씨앗은 천천히 자라날 거야. 중요한 건 우리가 시작점을 만들어주는 거야.”
카세포라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좋아, 그렇다면 나부터 시작해보지. 내 별빛으로 인간들이 하늘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할게. 별들은 언제나 그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존재였으니까.”
봉휘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 불꽃은 그들에게 따뜻함과 생명을 주는 동시에, 위험을 경고하는 불길이 될 수 있어. 이든, 네 숲에서 내 불꽃을 이용해 보는 건 어때?”
이든은 처음엔 망설였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좋아, 내 숲은 너희의 빛과 불을 품을 준비가 되어 있어. 이곳에서 인간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겠지.”
페레타는 동료 신들의 결의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럼, 시작해보자. 이 숲을 인간들에게 새로운 신화의 무대로 만들어주는 거야.”
그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힘을 끌어와 숲 한가운데로 모았다. 이든의 나무들은 빛과 불을 받아들여 신비로운 형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카세포라의 별빛이 하늘에서 내려와 숲을 은은하게 비추자, 봉휘의 불꽃이 나무 사이를 춤추듯 감쌌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페레타는 겨울의 냉기와 봄의 온기를 조화롭게 섞어, 숲 전체를 감싸는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숲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변모했다. 나무들은 반짝이는 별처럼 빛났고, 불꽃은 따스하면서도 위압적인 에너지를 품었다. 그 광경은 마치 인간들에게 전하는 경고와 축복의 메시지 같았다.
“이제 인간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차례야,” 페레타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 그들이 깨닫게 될 거야.”
그들의 연합이 만들어낸 숲의 새로운 모습은 곧 인간들에게 전해질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건 인간들이 이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