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나는 꿈속에서 로그인했다
9. 나는 꿈속에서 로그인했다
비밀번호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감정의 온도만이 키였다.
나는 눈을 감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오래된 향기를 불러냈다.
정확히 그때,
어느 날 오후 3시 17분의 햇살이
내 눈꺼풀을 통해 시스템의 문을 열었다.
“환영합니다, 사용자 000.”
낯선 목소리. 그러나 왠지 낯익었다.
꿈이었지만, 마치 기억처럼 촘촘했다.
나는 커서를 따라 움직였다.
메인화면은 텅 비어 있었다.
단 하나, 흐릿한 파일명: 너
나는 클릭하지 않았다.
파일은 열리지 않았고,
대신 자판 위에 손가락이 가만히 얹혔다.
입력하지 않았지만, 화면엔 문장이 하나씩 생성되었다.
> “그날 네가 울고 있던 건 비가 아니라, 네 이름이었어.”
나는 그 순간 알았다.
이 로그인은 접근이 아니라 귀환이라는 것을.
꿈속의 로그인은 매번 다르다.
어떤 날은 음악으로,
어떤 밤은 손끝의 떨림으로,
어떤 새벽은 미처 지우지 못한 메모로.
그리고 오늘은 네가 남긴 마지막 로그.
[종료하시겠습니까?]
나는 마우스를 움직이지 않았다.
꿈은 자동 저장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