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침묵을 번역하는 연습장
18. 침묵을 번역하는 연습장
단어들은 때때로 무력하다.
감정은 너무 커서 문장에 들어가지 않고,
마음은 너무 작아서
진실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침묵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첫 줄은 너의 한숨에서 떼어왔고,
두 번째 줄은 눈동자 끝에 맺힌
말하지 못한 것들로 채웠다.
그 연습장은 소리 없는 사전 같았다.
‘보고 싶다’는 손끝의 떨림으로,
‘미안하다’는 숨 고르기의 길이로,
‘사랑한다’는
눈을 피하는 방식으로 번역됐다.
때로는
너와 내가 나눈 침묵이
세상의 모든 말보다 더 분명했다.
> “그 침묵, 읽을 수 있니?”
“응,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연습 중이야.”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나는 말보다 깊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말해지지 않은 것들로, 우리는 가장 많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