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편: 별들의 미로
[파라다이스]
제13편: 별들의 미로
밤하늘에 수천 개의 별들이 쏟아지듯 빛나고 있었다.
아리엘과 이벨린은 눈물의 계곡을 떠나 북쪽 고원을 향해 걷고 있었다. 목적지는 전설로만 전해지는 ‘아스트라 미로(Astra Miro)’, 별들이 만든 길이자 진실의 문이 열린다는 고대의 성역.
“정말 별들이 길을 만든다는 게 가능할까?”
이벨린이 물었다.
“전설에 따르면, 그 길은 하늘과 마음이 정확히 일치할 때에만 열린대.”
아리엘은 미소 지으며 별을 올려다봤다.
“우리 마음이 거짓이 아니라면, 별들이 길을 보여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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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도착한 곳은 황량한 고원이었고,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자정이 가까워지자 하늘이 유독 깊고 맑아지며, 북두칠성을 중심으로 별들이 일렬로 이어졌다.
그 별빛 아래, 땅 위에 얽히고설킨 문양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치 보이지 않던 미로가 별빛의 키스를 받아 살아나는 듯.
이곳이 바로 아스트라 미로.
별빛 미로에 들어서자, 그들은 각자의 기억이 형상화된 환영 속으로 이끌렸다.
이벨린 앞에는 그녀가 두고 온 가족이 나타났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떠나지 않았다면, 당신들은 여전히… 살아있었을까?”
그러자 환영 속 어머니가 다정한 미소로 말했다.
“떠났기에 살아남은 거란다. 미안해하지 마. 넌 너의 길을 걸은 거야.”
한편, 아리엘은 연인 루카의 환영을 보았다.
그는 아리엘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나를 잊지 말아줘. 너는 앞으로 나아가야 해도, 우리는 항상 함께였잖아.”
두 사람은 서로의 환영에서 빠져나와 미로 중심으로 향했다.
미로의 중심에는 거대한 수정문이 있었다. 문 위엔 라틴어로 쓰인 글귀가 떠올랐다.
> “Veritas in lumine, amor in tenebris.”
빛 속에서 진실을, 어둠 속에서 사랑을.
그리고 문은 묻는다.
“그대는 진실을 찾는 자인가, 사랑을 잃은 자인가?”
아리엘은 대답했다.
“나는 사랑을 찾아 진실에 닿고자 하는 자다.”
이벨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진실을 통해 사랑을 다시 품고자 하는 자다.”
그러자 수정문이 부서지듯 빛나며, 마치 우주로 통하는 듯한 찬란한 길이 그들 앞에 열렸다.
그들은 서로의 손을 다시 꼭 잡고, 별들의 길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시간도, 공간도, 고통도 없는 차원.
오직 영혼의 맥락만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알았다.
파라다이스는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여정 그 자체임을.
그리고 그 여정에서 서로를 마주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별들의 파라다이스’ 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