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01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101장 — 천구의 조각, 그리고 폐허 속의 생명


세란은 붕괴된 인공위성 궤도에서 지상으로 추락한 조각들을 분석하며, 오랜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이건… 천구(天球)의 뼛조각이야. 우리가 찾던 것, 바로 여기 있었어.”


검은 먼지를 두르고 삐걱대는 유물처럼 바닥에 박힌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파편이 아니었다. 그 조각은 세란의 손끝에 닿자마자 미세한 진동을 시작했고,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그것은 살아 있었다. 혹은 살아있었던 무엇이었다.


“살아있는 구조물이라면… 우린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생명과 생명의 충돌을 목격하고 있는 거야.”

조, 동료이자 세란의 심장 깊숙한 기억을 간직한 존재는 천천히 말했다. 그의 눈동자엔 오래전 무너졌던 별들의 회상이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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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기지, 칼더라 베타


칼더라 베타는 우주전쟁으로 무너진 옛 행성의 공동지반 위에 세워진 비밀 기지였다. 그곳은 지금, 생존자들과 기억을 되찾은 인공 생명체들이 모여 다시 태동을 준비하는 심장부였다.


“바이오메카-시그널이 중첩되고 있어. 감염체가… 지능을 얻기 시작했어.”

과학장교 테일은 비트 단위로 쏘아지는 실시간 유전자 구조 변이를 지켜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세란. 너의 뇌파 구조, 혹시 기억하고 있니? 네가 감염되었던 그 순간의...”


세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내 감정. 그건 죽은 게 아니었어. 감염은… 나를 다시 쪼개고 꿰매는 과정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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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구의 기술, 그리고 공명


잃어버린 고대기술 ‘레비오스’는 존재 자체로 우주공명을 일으키는 도구였다. 그것이 다시 세란의 DNA 구조와 공명하기 시작한 순간, 폐허였던 칼더라 베타의 하늘이 갈라졌다.


거대한 유기체 형태의 우주 생명체 — 코라시엘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녀석은… 감염체가 아니라, ‘선조’야. 우리가 잃어버린 진화의 방향, 바로 그것을 기억하는 자.”


조의 말에 테일이 중얼거렸다.

“그럼 우리가 겪은 퇴화는… 생존이 아니라 선택이었단 말인가?”


“아니, 게으름이었어.”

세란의 눈동자엔 더 이상 절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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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의 시간


“우린 지금 선택해야 해. 코라시엘과의 동화, 혹은 그를 파괴하고 이전의 인간으로 남을지.”

조의 손에는 마지막 무기, ‘사라의 창’이 들려 있었다. 그것은 신경공명으로 발사되는 고대무기, 동시에 생명을 잃게 만드는 정화의 불꽃이었다.


그러나 세란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그건 파괴야. 나는… 이제 일어설 거야. 걷고, 뛰고, 다시 날기 위해서.”


세란이 천구의 조각을 들고 코라시엘을 향해 나아갔다.

공명은 진동했고, 빛은 전우주의 잿빛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의 뼈가 노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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