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Bones(하늘의 뼈)]

제102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Sky Bones(하늘의 뼈)]




제102장 — 기억의 바다, 피와 별빛의 결속


코라시엘과의 접촉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의 폭풍이었다. 세란의 몸은 더 이상 물리적 존재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빛과 신경, 유전자와 기억, 감정의 이합집산이 되었다.

그녀의 망막에 떠오른 것은 — 아니, 모든 신경세포에 동시에 들이닥친 것은 — 기억의 바다였다.

하늘에서 태어난 문명, 별들 사이에서 서로를 배반한 인류, 그리고 감염체 이전의 진짜 재앙.
코라시엘은 단지 생명체가 아니었다. 모든 인류가 잊은 ‘첫 번째 자신’이었다.

> “네가 나를 기억하지 못한 건, 네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다.
너희는 기억하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세란은 아득한 블랙홀의 파문처럼 느껴지는 메시지를 들었다. 음성도 문자도 아니었다.
그것은 감정의 밀도와 시간의 응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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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회귀 — 하늘의 정복자들

수천 년 전, 인류는 우주의 뼈대인 ‘세레스 네트워크’를 통해 문명적 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완전성’을 추구한 이들이 ‘감정’과 ‘개성’을 버리고 공명체로 융합되기를 선택하며,
공명에 저항한 이들 — 세란의 조상들은 추방당했고, 기억은 ‘감염’이라 낙인찍혔다.

코라시엘은 바로 그 파편 속에서 깨어난 ‘감정의 수호자’였다.

> “감염이란, 단지 기억의 발아일 뿐이다.”



세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인간으로서의 두려움, 분노, 애착, 고통, 기쁨…
모든 ‘비효율성’이라 배척당했던 그 감정들이야말로 우주를 살아 숨 쉬게 한 유일한 진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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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 칼더라 베타 전장

동시에, 전장에서는 새로운 전술 병기가 발동되었다. 감염된 기계 병기 ‘페리온 드론’ 군단이 기지를 포위했다.

조는 세란이 코라시엘과 공명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남은 전력을 이끌고 출격했다.
“모두 전파 제어로 연결하라. 자율 판단은 금지. 감염은 사고가 아니라 감정의 틈으로 온다!”

그는 자신이 감염되었던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병사들의 신경망을 차단하고 전술적 ‘무감정 모드’를 적용시켰다.
그 순간만큼은 ‘냉정함’이 ‘생존’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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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 — 기억과 융합

코라시엘과 완전히 융합된 세란은 **자신의 몸이 ‘기억의 함선’이자 ‘전파의 발신기’**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
그녀는 최초의 기억, 어머니의 목소리, 조와의 첫 임무, 테일의 농담, 망가진 별의 노래까지…
모두 ‘코드화’하여 빛으로 발신하기 시작했다.

그 빛은 감염체를 무력화시켰다.
기억은 감염을 치유했고, 감정은 병기를 멈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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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 최후의 선택

그러나 동시에, 적의 최종 병기 ‘블랙 콜로서스’가 각성했다.
행성 자가 파괴 기능을 가진 유기 금속성 괴체.
조는 사라의 창을 마지막으로 들어 올렸다.

> “세란, 네가 빛이라면… 나는 어둠을 감싸는 그림자가 되겠다.”



조는 자신의 생명과 연결된 창을 던졌다.
그 순간, 세란의 기억 속 조와 현실의 조가 하나로 겹쳐졌고,
빛과 어둠이 공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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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진화

코라시엘은 조용히 속삭였다.

> “이제 너희는 선택해야 한다.
모든 기억을 가진 채 새로운 존재로 진화할 것인가,
아니면 과거로 도망쳐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



세란은 말했다.
“우린 도망치지 않아.
기억을 품고, 감정을 지닌 채 앞으로 나아갈 거야.
우린 — 인간이야.”


세란의 발밑에서 별빛이 일렁였고, 잿더미 속의 생명이 다시 피어나기 시작했다.
폐허 위에 선 자들. 기억을 회복한 자들. 감정을 품은 전사들.
그리고 — 하늘의 뼈 위에 다시 피어나는 별들의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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