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by Falling in Life

18살 때 화려한 휴가를 보고, 28살 때 택시운전사를 봤다.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이 있었고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가 있었다.

광주 민주화운동 때 부모님이 대학생이었고,

광화문 촛불집회 때 내가 대학생이었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박정희 대통령과 이를 이은 군부정권의 결과이고.

촛불집회는 박근혜 씨와 그의 측근 최순실 일가를 비롯한 온 정권의 국정농단의 결과이다.

또한 이 모든 사건들을 보고 겪었던 사람들의 안일함의 결과이다.


10년 전에 영화를 봤을 때도 오열했고 오늘도 온몸을 들썩이며 오열했다. 지금은 내가 참석한 촛불집회도 저렇게 될 수 있었다 생각함에서 오는 두려움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10년 전에는 왜 울었을까 생각해봤다. 그냥 사람이라면 가져야 할 연민이라는 감정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연민. 가여움. 안타까움. 사람 목숨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그 사람들의 희생에 대한 감탄과 숭고함 감사함. 그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현재 비폭력 촛불시위가 있을 수 있음을 또다시 깨닫는다.


그 당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영화 속 택시 드라이버처럼 안일했을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인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써 모르는 척하려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과를 보먄 그렇다. 모르는 척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지금 당장 내 일 아니니까, 지금 당장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그런 사람들 덕분에 이만큼 성장한 것도 사실이고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실의 잘못된 통념과 싸우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그냥 지나치질 말기를, 동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외면해서 그 사람이 소외당하지 않는 사회가 언젠가는 되기를 바라본다.


데모가 아니라 노래를 하러 대학을 갔다던 대학생이 보도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자신과 가족의 안위만 생각하던 택시운전사가 딸의 신발을 샀는데 다시 불구덩이로 뛰어들어가고, 그것도 모자라 아내가 마지막으로 남긴 고이고이 모셔두었던 택시에 총상 입은 사람들을 구하러 총상을 남기고,

운전을 하며 환자들을 실어 나르던 택시들이 길을 막고 온몸을 내던져 뒤따라오던 경찰이라 부를 수 없는 악의 세력들을 쫒아내 주고,

그중에서도 마지막 경계선에서 모든 걸 알고서도 내보내 준 그 군인이 뇌리에 박혔다.

아닌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정말 필요한 것 같다. 모두의 희생의 결과가 맞지만 그 군인이 조용하게 결정적 한방을 날려준 것이라 생각한다.

광주 민주화운동에 동원되어 총을 쏜 사람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고 그 사람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면 안 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조금만 깨어있는 사고를 했더라면 이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을까라는 생각은 하게 된다. 그분들도 이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 역시 알고 있으나 이를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도 나온다면 더 입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광주 민주화운동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