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감자를 갈아 부쳐주시던
쫀득쫀듯한 그 맛이 그리운
엄마가 생각나는 여름 저녁!
엄마가 시장에 다녀오시더니
주먹 만 한 감자 한 말(약 8kg)을 사 오셨기에
아~~ 오늘 저녁은 ‘감재적 이로구나’ 하며
입맛부터 다셨지.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가 퇴근할 무렵부터 엄마는 바빠지셨어.
평상 한 귀퉁이에 올라앉아
감자 껍질을 북북 긁기 시작했어.
당연히 너무 오래 동안 감자를 긁어낸 탓에
술바닥이 반이나 날아간 누런 숟가락으로 말이지.
별들이 하나 둘 밤하늘에 얼굴을 내밀고
석유곤로에 올려진 프라이팬에선
지글지글 감재적이 익어가고
우리 5형제는 하얀 접시를 하나씩 들고는
엄마 곁으로 모여들었어.
이유는 간단해.
감재적이란 프라이팬에서
접시에 옮겨지는 순간이 제 맛이거든
이런 풍경이 내 유년 시절의
우리 집 여름맞이 풍경이었어.
뻐꾸기 울고 여름이 오면
엄마의 손맛이 더욱 그리워
엄마의 감재적 맛이 더욱 그리워지고
난 강판을 내놓고 감자를 북북 갈게 돼.
내가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내 딸이, 내 며느리가
“어머니 손맛이 최고였는데....”
어쩌면 그런 소릴 들고 싶은 건지도 몰라.
어쩌면 엄마의 손맛이
대대손손 이어지길 바라고
오늘도 감자를
강판에 북북 갈고 있는지 모르지.
*감재적 : 강원도 영동지방 쪽에서
사용된 감자전의 사투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