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금쪽같은 ‘육아휴직 6개월’ 연장
평일 도시생활자에게 육아휴직 6개월이 연장됐다는 걸 안 건 두 달 전이었다. 둘째가 오는 3월이면 만 8살이 끝나는 시점이므로, 아들의 생일 하루 전에만 휴직을 개시하면 된다는 고용노동부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심장이 뛰었다. 더불어 셋째 앞으로 육아휴직이 6개월 더 연장된다는 소식까지 흐뭇했다.
남편이 농촌에서 아이들 셋을 양육하고 있는 것에 대한 마음 저릿함, 아이들이 매일 엄마인 나를 보지 못한다는.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 엄마로서의 죄책감, 미안함은 매주 금요일 전라도로 향하는 내 신발 바닥에 붙어있었다. 신발 바닥에 묻은 껌은 뗄 수야 있다지만, 엄마가 되고 나서는 이렇게 쉽게 떼어지지 않는 감정들을 마음에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므로.
설 명절이 끝남과 동시에 나의 연차를 붙인 휴직이 시작되므로 달력에 남은 날짜들을 헤아렸다. 명동에서의 생활이 며칠 남은 거지. 아이들에게 나를 보낸다는
큰 기쁨과 별개로 도시생활을 즐겨야 한다는 마음도 같이 올라와 카페를 더 자주 들락거렸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멈출 때는 다 이유가 있듯이, 나도 이 직장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휴직이라는 브레이크를 여러 번, 그러니까 아이 수대로 밟았다.
달리던 도로에서, 다람쥐 쳇바퀴에서 잠시 내려올 수 있음은 큰 축복이다. 도로를 아예 벗어날 용기도 있으면 좋으련만 아직 그럴 용기는 없고, 돌아갈 도로가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지금껏 살아오지 않은 방향으로 부모의 손을 잡아 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상상해보지 않은 어떤 곳으로.
그러니까 남편과는 1년 반이 다 되도록 주말부부로 살았다. 가끔 휴가를 내어 2박 3일이 아닌 4박 5일 정도 같이 지내면 남편과 투닥거리는 일이 생기는데 마음으로 생각했다. 365일 붙어살던 부부가 주말부부가 되고서는 ‘2박 3일’ 간만 잘 지낼 수 있는 어떤 생체부부리듬이 생긴 걸까. 그래서 나는 다시 휴직 기간 동안
2박 3일 리듬도 깨보려한다. 평일에 주어졌던 우리 사이의 ‘자유’라는 공간이 넓어진 만큼, 그것을 좁혀가면서 다시 투닥거리는 일이 생기는 건지.
농촌에서 살면 인구가 이렇게 소멸되어 가는구나를 느끼게 되고, 작디작은 생명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작은 시골학교가 폐교되어 가는, 이렇게 폐교되어가고 있구나를 느끼는 지점들이 보인다.
도시는 너무 서로 부대껴서 서로에게 눈빛주는 일이 부담스럽지만, 시골은 그 반대다. 시골 마을을 느릿하게 걸어가는 할머니의 걸음이 귀하디 귀하다.
기록해야지. 소멸되어 가는 아름다운 것들의 자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