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스(THE SOLUTIONS) - Ticket to the Moon
솔루션스(THE SOLUTIONS)의 ‘Ticket to the Moon’ 뮤직비디오는 현시대 한국 '힙스터' 분위기의 핵심적인 요소를 담아냈다. 누가 처음 선보였는지는 잘 몰라도 언제부턴가 우후죽순 따르는, 다르게 말하자면 ‘유행’이라 불리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언저리를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는 스타일 말이다. 어째서인지 있는 열대의 나무, 분홍색과 푸른색의 채도 높은 빛은 그 요소로 볼 수 있다. 4:3 비율의 화면과 80~90년대의 영상 톤은 복고풍이라는 이름으로 제쳐 두고도 말이다.
곡이 실린 앨범 'Ticket to the Moon'의 설명에서는 곡을 '듣는 이로 하여금 한 편의 로맨틱한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곡'으로 소개한다. 실제로 뮤직비디오는 이에 맞게 '로맨틱한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충만하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뮤직비디오 속에서 로맨틱한 판타지 영화의 요소는 '힙스터' 스타일, 즉 그저 ‘유행하는 스타일’로 변모되었다. 열대의 나무가, 붉고 푸른 조명이, 심지어는 꽃나무가 등장해야 하는 이유는 설명되지 못한다. 채용된 스테레오타입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부각하지도 못하고, 유머러스하지도 않다. 적어도 복고적인 요소까지만 채용되었더라면 연출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은 '피드 정리'라며 깔끔하지 않은 사진을 지우기 시작했다. 그 결과 피드를 정리하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은 조금씩 비슷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솔루션스의 Ticket to the Moon 뮤직비디오는 힙스터가 하는 피드 정리의 나쁜 종착지와 같다. '힙하다'는 것을 따라가고 이를 보이기 위해 피드를 정리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의 피드와 다를 바가 없어지는. 그리고 자신의 스타일과 뒤섞여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어버린.
[M/V] Ticket to the Moon - 솔루션스(THE SOLUTIONS)
이 글은 다음 위치에 앞서 올라간 글입니다. : 힙스터 스타일의 스테레오타입 조합 - 솔루션스(THE SOLUTIONS) - Ticket to the Moon 뮤직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