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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동석 Aug 18. 2023

사회생활 초년생, 회의록 작성 의미

누구나 오랜 교육의 기간을 끝내고 사회 생활의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규모와 상관 없이 어떠한 회사나 조직에 들어가서 일하게 됩니다. 학생과 회사원은 어떻게 다를까요? 너무나 많은 포인트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학생은 나를 위해서 활동하는 것이고, 직장인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활동하는 것입니다.' 너무 쉬운 개념이지만, 이 개념을 파악하고,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할 때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기본적인 역량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저는 제일 먼저 회의록을 얼마나 잘 작성하는가를 꼽습니다. 회의록을 잘 작성하려면, 여러가지 사회적인 역량이 필요합니다. 누가 회의에 참석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회의의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고, 어떠한 논의가 이루어졌는지, 왜 그렇게 이야기가 되었는지, 결론은 무엇이며, 이 결론이 잘 실행되기 위해서는 참석한 인원 또 회의 참석하지 않은 누군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후 어떠한 활동이 있어야하는지 알아야합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는 과정이 간결해야 하며, 회의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경써서 듣고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을 몇장 안되는 회의록에 잘 담는 과정은 오랜 숙련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더불어 기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도 적절히 낼 수 있는 융통성도 있어야 하고, 이 의견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자재력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들은 회의에서 한 이야기를 여러번 반복해서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흐름을 파악하고, 꼼꼼하게 기록하는 과정은 일이 틀어지거나 느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제가 시니어가 된 이후에 거의 대부분의 경우 사회생활 초년생들 특히 연차가 낮은 사람들에게 항상 회의록을 작성하게 합니다. 막상 회의록을 쓰는 사람은 그냥 업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못된 회의록이 가지고 오는 여파는 심각하기 때문에 회의록을 부탁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는 이 과정을 업무의 현장감과 중압감을 느끼는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의록 작성 쉬워 보이지만, 초중고 12년에 대학 4년, 여기에 대학원 고등 교육, 그 많은 세월 동안 자신을 위한 회의록을 써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회의록 쓰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 공동 작업을 하는 경우 정리를 했었겠지만, 정교한 회의록을 써본 경험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힘이 있는 회의록은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수백명 수천명의 사람이 확인하고 움직이는 이정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회의록은 어떻게 하면 잘 작성 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너무나 많은 글들이 있기에 제가 또 말씀 드릴 필요는 없겠지만,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일이 잘 돌아가게 하려면 '누가 무엇을 해야 합니다'라고 하는 것을 즉 'Action item'을 회의 말미에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회의록은 기록이 아니라 업무 지시서이기도 합니다. 사회생활 초년생이 업무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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