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의 시대를 설계하는 마음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세상을 걷고 있습니다. 아침에 마신 커피 한 잔, 무심코 올라탄 버스, 그리고 정갈하게 정리된 거리의 보도블록까지 말이죠. 일상의 복잡한 궤적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이들의 도움과 협업이 촘촘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쉬운 말로는 '돕고 사는 세상'이라 부르고, 사회학적으로는 '협업'이라 일컫는 이 공기 같은 환경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어느덧 서로의 존재와 역할을 인식하는 감각마저 무뎌지게 만들었습니다.
문득 걸음을 멈춰 서서 '오늘 하루 나에게는 과연 누가 필요했나'를 헤아려 봅니다. 나를 스쳐 간 수많은 사람과 그들이 수행한 셀 수 없는 역할들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는 평생토록 누군가 나를 위해 기꺼이 움직여 주는 그 안온함에 깊이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기술의 사전적 정의를 따라가다 보면 '대리인(Agent)'이라는 단어에 닿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지능을 탑재한 대리인이 실시간으로 탄생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새로운 대리인들이 과거의 하인이나 조력자처럼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대개 형태가 없는 무형의 존재로 머물며, 우리가 흔히 '사람답다'라고 느끼는 전형적인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발현되곤 합니다.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모두의 시선이 쏠려 있는 지금, 역설적으로 우리는 '어떤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라는 창작자의 근원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결국 인간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진정 누가, 왜 필요한 것일까요?"
매일의 삶 속에서 내게 가장 절실했던 존재는 누구였는지 되물어 봅니다. 그는 모든 것을 적당히 잘 해내는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인가요, 아니면 내가 가장 취약한 그 순간에 오직 하나의 탁월한 능력으로 나를 구원하는 전문가인가요. 한 사람의 페르소나에 모든 능력을 담아내는 것이 정답일까요, 아니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모하는 군집의 형태가 더 이로운 것일까요.
인공지능이라는 대리인을 빚어내는 창작자의 손길에는 기술적 정교함보다 '도움의 본질'에 대한 철학이 먼저 담겨야 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누려온 그 수많은 도움의 자취를 기술로 재현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이 타인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그 지점들을 가장 정밀하게 설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