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음식점의 절반이 취급하는 고기메뉴의 원가의 허용범위
대한민국 음식점의 절반이 취급하는 고기메뉴의 원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고깃집의 원가가 50%를 넘어선지 오래다.
소비심리위축, 장기불황, 저성장의 불황 늪에 빠진 우리 외식업계의 절반 가까운 숫자를 차지하고 있는 고기, 구이음식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의 원가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경쟁업소의 폭팔적인 증가와 함께 위험수위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구매시점에서의 선점을 위한 가성비(가격대비만족도)를 높이고자 가격을 낮추거나 원가율을 높여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다보니 장사를 해도 남는 것이 없다는 볼멘소리마저 나온다. 대한민국 음식점의 절반이 취급하는 고기메뉴. 공멸의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대전에서 유명한 어느 고깃집 대표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 고깃집의 원가는 얼마정도 들어야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글쎄요. 대표님 가게는 원재료비율이 얼마정도 됩니까?
- 저희는 고기포함해서 50%를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 그렇게나 많이 들어갑니까? 아니. 그렇게 주면 남는 게 있나요?
-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해주질 않으면 안되더라구요. 그러니까 남는 게 없어요.
통상적으로 한식당의 평균 원가율을 35%로 잡는다. 최근에는 40%까지 보는 곳도 많다.
고깃집은 45%정도 잡는다. 필자가 보기에 40% 이상의 원가는 아무리 많이 팔아도 남는 장사가 아니다. 워낙 원육값이 고공행진중이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까지 용인하는 편이다.
정말 이정도 수준이어야 할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편의상 삼겹살만 가지고 살펴보는 걸로.) 국내산 삼겹살 1kg의 도매가격이 15,000원 정도(최근에는 이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된다. 고깃집마다 주는 중량은 다르다. 150g을 주는 곳도 있고 180g을 주는 곳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삼겹살집은 200g을 기준으로 준다. 삼겹살은 대부분 납품되는 중량에서 로스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보면 1인분의 원가는 3,000원이다.
그렇다면 판매가는 얼마일까? 이 역시 다양한 가격대가 있는데 가장 많이 받는 가격대는 12,000원이다.(절대적인 것이 아니니 너무 따지지 마시길..) 그렇다면 삼겹살 1인분 200g의 원육이 차지하는 비율이 3,000원이니 25%정도 된다. 나머지 차려지는 반찬들과 상추 등의 쌈 채소 그리고 쌈장과 고추, 마늘 등이 3인 한상에 2,000원에서 3,000원 사이다. 예전보다 반찬을 적게 주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반찬이 적게 차려지는 고깃집은 야박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8~10가지 내외의 사이드찬을 내고 있다. 쌈장과 쌈채소(주로 상추류) 그리고 고추와 마늘, 소금, 참기름 등등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비용을 1,000원으로 가정하면 나머지 1,000원에서 2,000원 남짓한 원가로 10가지 남짓한 반찬을 차려야 한다. 그러면 반찬 한가지의 원가가 100원서 200원 정도 들어간다는 말인데.. 이게 가능한 얘기일까? 어림잡아 이 정도만 해도 대략 45%에서 50%가 넘어간다.
복잡하게 생각할 수도 있어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삼겹살 1인분 판매가 - 12,000원(국내산 200g 기준)
원육원가 - 3,000원
반찬원가 - 1,000~2,000원
쌈장과 쌈채소, 부속재료 - 1,000원
식재료원가 합계 - 5,000~6,000원(40%~50%)
적정한 원육 원가율을 정해놓고 장사하는 것이 포인트
1인분을 기준으로 정리해본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원가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다행히 고깃집에 혼자 오지는 않는다. 최소 2명이거나 서너 명은 팀으로 오기 때문에 반찬에 대한 허용수치는 더 여유로울지도 모르겠다. 사실 콩나물을 찬으로 낸다고 보면 두접시를 줄 양으로 세접시를 만들 수 있으니.. 원가에 차지하는 반찬류의 비중은 들쓱날쑥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고깃집의 원가를 떨어뜨리는 것이 술과 식사주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술은 대부분 판매가의 30% 선에서 원가가 형성된다. 사이드 메뉴인 냉면이나 국수류도 그 정도이거나 이하라고 보면 될 것이다. 최근 들어 된장찌개를 특화한 한우술국, 된장술밥, 김치찌개 등 준 메인급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곳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정도로 하면 원가계산은 끝나는 것일까?
(손익계산을 하는 다양한 방법에 따라 다르게 처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냅킨, 가스, 전기, 수도 등의 간접원가도 있다. 이것 역시 만만찮게 들어가지만 오늘은 순수 식재료에만 접근하기로 했으니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기로.
고깃집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원가는 역시나 고기다. 소비자들은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덩달아 원육의 가격 역시 해마다 다르다. 왠 놈의 삼겹살가격은 내려올 줄을 모르니.. 참 답답할 노릇이다. 고기원가를 잡지 못하면 고깃집에서는 아무리 많이 팔아도 수익이 별로 나지 않을 것이다. 적정한 원육비율을 정해놓는 것이 핵심 포인트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한다. 그렇다면 적정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고깃집의 원가율은 40%를 넘어서지 않도록
내가 자주 가는 고깃집 한곳은 항상 손님이 많다. 규모는 작아도 참 알차게 장사한다. 위치도 외진 곳인데 어떻게 알고 오는지 빈자리가 거의 없다. 이집은 고기도 요즘 유행하는 3.5cm 통삼겹살이다. 신선한 고기도 고기지만 무엇보다 맛깔나게 내오는 사이드찬이 버릴게 없을 정도로 손님들의 입맛을 잘 맞추는데 성공비결이 있는 듯하다. 둘이서 3인분은 거뜬히 먹고도 구수한 된장찌개나 국수를 주문하면 1인당 객단가가 2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그런데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음식장사를 하는 내 눈에 봐도 그리 잘 나오는 상차림이 아닌데도 만족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고기는 맛있는 편이지만 결코 많은 양이 아니다. 먹을만한 깔끔한 반찬이 고기와 잘 어울리니 고기추가주문이 높은 편이다. 아마도 이집의 성공비결은 맛있는 삼겹살과 깔끔한 반찬 그리고 입맛 잘 마무리하는 식사메뉴구성이 재방문과 추가주문을 끌어올리는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25%가 적정한 원가비율로 보면 맞을까? 업장마다 또 업주분들마다 다르겠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고기원가는 20~22%가 타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야 고깃집의 최저 마지노선 원가율 40% 정도에 맞출 수 있다.
인건비를 25%선에 맞춘다고 해도 매출대비 ‘재료비+인건비율’이 65%선이다. 음식점에서 이 두가지의 합이 65%가 넘으면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임대료, 사대보험, 부가세, 카드수수료, 소득세, 제세공과금, 운영비 등등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적어야 하지만.. 허용할 수 있는 최대치의 원가율은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르다고 봐도 이 정도를 넘어서면 정말 힘들지 않을까?
고기원가를 20~22%에 맞추고 반찬을 가짓수만 채우는 개념보다는 먹을만한 찬 위주로 6가지 정도 제대로 주면서 넉넉하게 인심을 쓰는 편이 원가관리에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서 식사와 주류판매에 좀 더 신경을 기울이면 원가는 떨어질 가능성은 다분하다. 물론 많이만 팔면 이보다 더 많이 줘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