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밥 메뉴개발 노하우

잘 만든 메뉴 하나 열 가게 안 부럽다(두번째)

by 박노진의 식당공부

쌈밥 메뉴개발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몇 해 전에 쌈밥을 개발하고 싶다는 의뢰를 받고 만들어 본적이 있었다.

그때 경험을 되살려 메뉴개발 해야 할 때 주의해야 할 몇 가지 내용들을 함께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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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일반적으로 중식과 일식 그리고 양식과 구별하기 위해 표현했지만 지금은 전통음식을 중심으로 이해하는 편이 대중적이다. 예전에는 한식하면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나 먹으러 오는 손님이나 부담스럽고 어려워했다. 모양과 격식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했고 중요한 자리나 윗사람을 모실 때나 가는 곳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음식을 만드는 우리 입장에서 바라봐도 정확한 레시피가 표준화되어 있지 못해 주방에서도 공유하기 힘들었고, 형식적인 상차림이 많아 손실이 많이 날 수밖에 없었다.

어디 그뿐이랴. 국물 음식이 많아 저장이나 보관이 어려워 일정한 맛을 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야채 같은 재료의 사용이 많다 보니 쉬 상하거나 물러져서 사전 작업도 어려웠고, 요리위에 올리는 고명 같은 것도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 조리의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다.

한식요리전문가 정미경 선생남은 이러한 한식메뉴 뿐만 아니라 어떤 요리도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없다며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해 주셨다. 요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 외식공부란 바로 이런 부분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믿는다.


“요리는 하면 할수록 과학적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요리가 맛이 없거나 잘못되었다면 반드시 잘못된 원인이 있습니다. 그 원인은 바로 요리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조리에는 나름대로 기본적으로 지켜주어야 할 조리 원리가 있는데 이 원리의 정확한 이해 없이는 바른 조리를 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정확한 이해는 조리에 대해 응용력과 자신감을 키워줍니다. 한 가지 요리를 정확히 이해하면 재료가 조금 바뀌어도, 양념이 조금 바뀌어도 얼마든지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고 실패를 하지 않게 됩니다. 그저 레시피에 따른 재료 준비와 무작정 따라하기식으로만 요리를 하면 그 외 요리들은 끊임없이 또 다른 레시피들을 필요로 하게 되지만, 한 가지를 하더라도 레시피에 적혀 있는 각 항목마다 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정확히 할고 요리한다면 그와 유사한 응용요리에 대해 수월하게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많은 응용요리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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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밥의 사전적 의미는 "상추나 호박잎, 배추 등으로 쌈을 싸서 먹는 밥"을 뜻한다.

"발효와 채식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전통음식문화 가운데 김치와 된장이 발효의 대명사라면 쌈은 우리만의 대표적 채식문화라고 할 수 있다. 쌈은 오랜 생활 향유 되어온 우리민족의 별식으로, 누구나 즐겨온 독특한 식문화다. 다양한 자연의 산물로 몸의 생기를 돋우고 활력을 얻었던 우리민족은 무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쌈 요리를 즐겨왔다. 이러한 연유에서인지 한국의 음식을 보면 쌈 요리가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듯이 된장을 곁들인 상추쌈 그리고 쌈밥이나 보쌈과 같이 애초에 쌈을 싸먹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 있는가 하면, 삼겹살이나 회를 먹을 때에도 상추나 깻잎 등에 쌈을 싸서 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해피캠퍼스 자료인용. 쌈밥의 역사 및 우수성 중에서)


당시 쌈밥메뉴를 개발할 때 무척 신경쓴 점은 전체적인 데코레이션과 메뉴구성의 간결함이었다. 메뉴개발 시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담음새다. 데코레이션이라고도 하는 이 배선방법은 음식을 먹기 좋게, 보기 좋게 고객의 상차림을 맞추는 과정을 말한다.

음식만 잘 만들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 잘 만든 음식을 잘 디자인하는 시대인 것이다. 메뉴는 단순히 음식만을 만드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닌 전체 상의 셋팅을 완료하는 것 까지를 포함하는까지 것이기 때문이다. 식사하는 공간과 차림상, 그리고 음식의 향미와 색깔, 거기에 덧붙여 음식을 담는 그릇의 모양과 조화가 잘 이루어질 때 제대로 된 메뉴개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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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부분은 꼭 있게끔 하는 것. 예를 든다면 쌈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쌈이 차지한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우리들의 식습관이 집밥으로 먹을 때는 쌈과 밥을 같이 먹는데 비해서 외식에서는 쌈과 밥을 따로 먹는 경향이 나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쌈은 무엇과 먹어야 할까? 그래서 밥을 대신하는 고기가 최근 샤브나 쌈밥집에서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 된 것이다. 쌈과 고기가 메인이 되면서 밥을 배려하되 포인트 하나를 더 주었다. 바로 스파게티면을 고기기름에 볶아먹게 해 주었다. 신기해하면서도 고기기름에 볶여진 그 맛. 정말 맛있었다.


그 다음은 메뉴구성이다. 메뉴의 주요 구성부분인 ‘레시피’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매우 중요한 데이터이다. 하지만 이 ‘레시피’가 메뉴개발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에 대해 손님들은 잘 모른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는다. 요리과정은 식당 활동의 핵심과정이지만 손님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백스테이지에서 벌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아직도 많은 식당 경영자들이 메뉴와 레시피에만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서 그것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메뉴의 구성과 그것을 만드는 방식과 제공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러한 과정전반이 고객에 대한 배려임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간편하고 힘이 들지 않아야 하고 빨리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준비하는 가정의 식탁과는 달리 일반음식점에서의 조리는 불특정한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소수 몇 명만을 위한 조리는 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조리방식이 최대한 간편해야 하고 힘들지 않아야 하며 빠른 시간 안에 조리가 가능해야 한다. 우리도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갑자기 재료가 떨어지면 다시 첫 과정으로 돌아가 준비해야 하니 이미 손님이 밥 먹을 시간을 놓쳐버리기 일쑤였던 경험이 많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전처리와 반 조리를 최대한 많이 해놔야 한다. 반 조리는 완제품으로 만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재고로 남아도 다음 날 사용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전 처리 역시 마찬가지다. 무대 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주방의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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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밥은 고가의 음식이 아니다. 지금도 1인분에 1만원 이상 받기 어렵다. 그때에도 7,000원을 받았다. 그런 상황이면 직원들도 많이 채용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다다익선. 많이 팔아야 그나마 사람도 더 쓰고 음식도 더 퍼줄 수 있다. 그렇다고 회전율 때문에 뜨거운 요리를 많이 낼 수 없다. 테이블에서 직접 조리하는 조리방법을 만들거나 찬 음식들이 나오되 대신 깔끔하고 먹을 만한 것들 위주로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적절한 가격대, 테이블 회전율, 원가분석, 직접조리와 고객셀프요리의 믹싱, 쌈채소와 찬샐러드바 배치 등 쌈밥 하나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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