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와 양념 정도는 직접 만들 줄 알아야 한다(1)❯
❶ 퓨전음식이 나오고 나서부터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 이후 부쩍 소스류에 대한 언급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직접 만드는 소스만을 취급하던 업소들이 이젠 시중 소스제품을 조합해 만들어낸다.
익숙한 맛이 친근감을 주고 거기에 더해 약간의 새로운 맛이 들어오니 소스가 맛있다는 평가를 듣는 식당들이 많아졌다.
➋ 삼겹살을 먹더라도 몇 가지 소스는 기본이고 찌개류의 음식이나 듣도 보도 못한 음식에까지 이젠 소스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음식점의 성공여부가 소스에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❸ 소스는 다른 말로 양념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요리의 맛은 손끝에서 나오고 서양 음식 맛은 주방에서 소스를 만드는 솜씨에 달려 있다고 한다.
우리식의 음식 맛과 서양의 요리 특성으로 인하여 음식의 맛에 대한 기준이 다르긴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맛에 대한 인식은 같다고 본다.
이 점이 우리식의 양념이든 서양의 소스든 같은 의미로 보는 의도이다.
❹ 고기집 4년, 한정식 17년을 하면서 소스 즉, 양념장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고기는 질 좋은 생고기가 아니면 양념을 해서 품질(맛)을 높인다.
양념 소갈비와 양념 돼지갈비는 육질과 더불어 양념에 따라 그 맛이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 양념을 잘하는 주방장 한 명 구하는 것이 예전 고깃집 사장의 가장 큰 일이었을 정도였으니 또 다른 언급이 필요 없을 정도다.
특히 돼지갈비양념을 잘하는 식당의 고기 맛은 소고기 못지않게 맛있고, 이런 식당은 갈비양념 하나만으로 사시사철 손님으로 꽉 찬다.
❺ 이것이 소스 바로 양념의 힘이다.
한정식이든 단품요리든 그 맛을 내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함께 맛을 내는 향미로서의 양념이 맛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이다.
낙지볶음에는 고춧가루로 만든 양념이 매운 맛을 낸다.
매운탕에는 숙성시킨 고추장 양념이 맛을 좌우한다. 나물 맛은 조선간장이 맛의 조미역할을 한다.
모든 요리에는 고유의 맛이 있고 그 맛에 여러 가지 변화를 주는 것이 요즘 요리의 흐름이다.
❻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이면 여러 가지 알아야 할 부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소스를 만들 수 있으면 주방을 장악할 수 있다.
식당을 운영하다 보면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이 주방인력관리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주방장들이 술 먹으면 결근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나도 주방장이 말도 없이 출근하지 않는 날이 많아져서 오기로 고기(갈비) 작업하는 것과 양념 재는 법을 혼자서 배웠다.
손님은 들어오지, 고기는 없지, 머리끝까지 치미는 화를 누르고 맛없다고 불평하는 손님의 잔소리를 고스란히 들으면서 이를 악물며 일을 배운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주방을 모르면 당연히 거쳐야 할 통과의례다.
❼ 적어도 지금 주방에서 하는 핵심적인 요리의 양념이나 소스는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식당을 하고 있다면 최소한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
주방 직원들이 경영자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며, 너 아니어도 할 수 있다 라는 무언의 위세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무기로 직원들을 핍박하라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곳에 힘의 소모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사전에 알자는 의미이다.
대립과 알력은 소소한 일, 주방의 영향력 행사, 인사권, 홀과의 마찰 등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나타나는데 경영자가 모른다고 생각되면 거의 모든 부분에서 흔들기 시작한다.
❽ 소스나 양념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경영자는 식당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자기 기준이 있기 때문에 홀과 주방 인력들이 식당의 경영방침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소스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은 다른 말로 새로운 소스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평생 같은 소스로 맛을 내는 음식으로 번성하면 좋겠지만 세월이 급변하는 요즘 그게 맘대로 되는 일이랴. 끊임없는 연구로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경영자의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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