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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노진의 식당공부 Oct 14. 2024

퍼 줘라, 그것도 왕창 퍼 줘라

❮퍼 줘라, 그것도 왕창 퍼 줘라❯   

  

❶ 식당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사람인생 하루에 울고 웃는 것임을 느끼곤 한다.      


어제 숨이 턱에 차도록 바빠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많이 팔았음에도 오늘 손님이 적으면 마음이 불안해 진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월 매출을 다시 확인하고 재료비가 얼마나 되는지 속이 졸아붙어 두 번 세 번 세어 보게 된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자연히 알게 될 놈의 것을 확인사살이라도 하듯이 눈으로, 손으로 세어봐야 마음이 놓이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번 달 월세는 얼마가 지출되어야 하고 이자는 또 얼마나 통장에서 빠져 나갈 텐데 마음만큼 돈은 들어오지 않고 재료비니 공과금이니 인건비니 해서 매일 주머니 곶감 빼먹듯이 야곰 야곰 새나가는 돈을 생각하면 이놈의 돈은 도대체 어디에 다 있나 싶기도 하다.   

   

➋ 그래서 마음이 약한 사람은 소매장사를 하면 오래 살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또 어디 있겠는가만 식당비즈니스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손님이 없는 달은 다른 날보다 훨씬 줄어든 매출 때문에 속이 상하고도 남는다. 

손님이 적으면 종업원들이 먼저 경영자 눈치를 본다. 

괜히 자기들이 더 미안해한다.      

나는 그럴 때 아예 밖으로 나가 버린다. 

차라리 눈에 보이지 않으면 나도 종업원들도 마음이 당장은 편해지니까. 

예전에는 그렇게 했었다.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편하게 농담도 하고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같이 의논한다. 

그러다 보면 더 깊은 정이 쌓이기도 하고 서로가 더욱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도 들게 된다. 

     

❸ 부산에 J갈비라고 꽤나 큰 식당이 있다.     

 

지금은 무척 손님이 많아서 돈도 많이 벌었다. 

어느 해인가 외식교육을 받다가 이 식당의 주임직책을 맡고 있는 주방 중간책임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K주임은 말도 많고 아는 것도 많은 아주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게다가 자기가 근무하는 식당 자랑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열변을 털어놓았다. 

개업하고 1년 동안은 손님이 적었다고 한다. 

종업원은 열 몇 명이나 있었는데 매상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도 식당 사장님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더라는 겁이다. 

하도 손님이 없으니 직원들이 식당 주변의 풀이라도 뜯을 정도였다. 

보다 못한 주방장이 식당이 잘 되면 그때 다시 종업원들을 채용하더라도 지금은 남는 종업원들은 내 보내자고 건의를 해도 이 식당 사장님은 그런 걱정 하지 말고 손님 오면 더 친절하게 더 맛있게 서비스하라고 하였단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니 서서히 손님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느 틈엔지 웨이팅이 걸릴 정도로 손님이 밀려들기 시작하더란다. 

그제서야 식당사장님은 재료비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 정도 선에 재료비를 맞출 것을 지시하였고, 목표비율 이내로 절감한 재료비는 전액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였다. 

감동한 종업원들은 깻잎 한 장이라도 아끼려고 노력하였고 적지 않지만 남지 않을 정도로 주는 방법도 개발하는 등 전 종업원 모두가 혼연의 노력을 다하였다. 

성과급으로 받는 금액도 적지 않았고, 손해 볼 동안 직원들을 믿어준 사장님을 위하고 또 자기들이 나중에 식당을 할 생각에 많이 배우고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1년 동안 지키고 버틴 식당사장님의 의지가 대단하지 않는가? 

당장 손해 본 금액도 만만찮지만 2년째에 다 만회하였다고 한다.   

   

❹ B식당의 사장님 역시 이러한 전략으로 식당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개업 초기 식재료비율을 70%까지 높인다고 한다. 

만족할 만큼 손님이 찾아오면 그때부터 재료비 조절을 한다. 

이 분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기간을 길게는 1년까지 잡는다. 

말이 1년이지 긴 시간이다. 

그동안 수백 번 식당을 엎었다 세웠다 할 만큼 긴 시간이다.      


❺ 식당이라는 비즈니스가 재료비가 물에 술탄 듯 만들기 나름인 경우가 많다.    

  

월 5천만 원의 매출에 재료비가 40%인 2천만 원이 들었다고 가정하면 6천만 원을 판다면 2천4백만 원이 들어야 정상이지만 실제 들어가는 재료비는 2천백만원이나 조금 더 들어가는 정도이다. 

반대로 매출이 4천만 원으로 줄었다면 재료비는 천육백만 원만 들어야 하는데 천팔백만 원이나 거의 줄지 않는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식당만의 특징이 있어서 그렇다. 

똑 같은 양이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두 접시를 만들 것을 세 접시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적게 와도 양을 줄일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손님이 더 많이 오게 되면 같은 양으로도 음식을 내갈 수 있는가 하면, 손님이 적게 오면 양을 줄일 수 없게 되어 재료비가 더 많이 나오는 법이다.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지만 실제로 그렇게 된다.     


#박노진의_식당공부

#매출은_과학이다

#자립형식당_경영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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